미국 스탠포드 대학이 주최한 인공지능 독해력 대회에서 삼성전자가 14위를 차지했다. 1위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로, 알리바바의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독해력이 뛰어났다.
17일 스탠포드 독해력 시험(SQuAD) 누리집을 보면, 삼성리서치의 인공지능 엠에이엠시엔 플러스(MAMCN+)는 77.436점으로 전체 인공지능 97개 가운데 14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삼성 외에 카이스트가 참여해 40위를 했다.
알리바바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공지능이 공동 1위였다. 알리바바 인공지능은 82.44점으로 인간 독해 점수인 82.304를 뛰어넘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82.65점으로 인간을 앞섰으나, 알리바바보다 하루 뒤에 결과가 나왔다. 중국 아이티 업체 텐센트(2위)와 엘렌리서치연구소(3위), 카네기멜론대학(11위), 중국 저장대학(12위) 등이 삼성보다 앞섰으며, 페이스북 인공지능은 삼성보다 약간 뒤진 16위였다. 삼성 쪽은 “질의·응답 관련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고, 성능 시험을 위해 대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뉴스위크 등 외신들은 “중국이 인공지능에서 미국을 이겼다”, “인공지능 독해력이 인간을 앞섰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현재 미국의 구글과 아마존, 엠에스, 애플, 한국의 삼성, 중국의 바이두, 알리바바, 화웨이 등은 미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스탠포드 독해력 시험은 세계 최고 독해력 시험으로, 스탠포드의 인공지능 전문가들에 의해 고안됐다. 위키피디아의 주제별 글 500개를 바탕으로 10만개 이상의 질문을 던져 답변의 정확도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마틴 루터의 생애에 대한 글을 읽게 한 뒤, 루터의 생몰 년도나 루터가 반대한 대상, 루터의 부친은 루터가 무엇이 되기를 바랐는지 등을 질문하는 식이다. 원문과 질문을 정확히 이해한 뒤 이에 대한 답을 찾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고난도 추론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인공지능 능력은 고객서비스 센터의 고객 응대, 환자의 의료 질문에 대한 응답, 박물관의 질의 응답 등에 쓰일 수 있다. 또 복잡한 문제나 어려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발전된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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