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열어 2018년 서비스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페이스북코리아 제공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가 지난 26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에서는 이미 ‘언론사 신뢰도 조사’가 시작됐다”고 밝히면서, 페이스북이 언론사별 신뢰도를 어떻게 조사하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할지도 주목된다.
31일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페이스북은 이용자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언론사별 신뢰도를 조사한다. 이용자가 페이스북에 접속하거나 뉴스를 보려고 할 때 슬쩍 설문 창을 띄운다. 이용자가 설문조사에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슬그머니 하는 것이다.
먼저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보느냐고 묻는다. 보지 않는다고 하면 설문은 종료된다. 뉴스를 본다고 하면 ‘현재 보려는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를 신뢰하느냐?’와 ‘다음 언론사 가운데 어느 곳을 가장 신뢰하느냐?’ 등을 묻고, 이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이어간다. 조사는 시기를 정하지 않고 일상적으로 이뤄진다. 설문은 10개 정도로 구성돼 있고,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비규칙적으로 해 대다수 이용자는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지조차 모를 것이라고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이렇게 조사한 언론사별 신뢰도를 이용자들에게 노출하는 뉴스의 순서를 정할 때 반영한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상시적으로 조사해 결과를 실시간으로 축적하는 방식이라 시간이 갈수록 조사 결과가 정밀해질 것”이라며 “미리 특정 언론사가 제공하는 뉴스를 우선적으로 보겠다고 설정하지 않은 상태로 뉴스를 보는 이용자들에게 뉴스를 보여줄 때 신뢰도 조사 결과를 반영해 노출 순서를 정한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언론사 신뢰도 조사를 미국에서 먼저 시작해 전세계로 확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영범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언론사 신뢰도 조사가 언제 시작되느냐?’는 질문에 “아직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조사 방법 등이 달라질 수 있고, 시기와 방법 등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로 조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언론사별 신뢰도 조사 결과 역시 뉴스 노출 순서를 정하는 알고리즘에 자동 반영될 뿐 공개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시기·방법·결과 모두 비공개로 하는 게 조사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인다고 판단하고 있단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페이스북 쪽은 앞으로 ‘한국 언론의 신뢰도 조사는 언제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이미 진행하면서도 “모른다”고 하거나 답을 피할 가능성이 크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