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가 9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회의를 열어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합리적인 통신요금 인하 방안을 찾기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로 꾸려진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이하 정책협의회)가 9일 ‘보편요금제’ 도입을 주제로 다시 회의를 열었으나,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시민·소비자단체 쪽 대표들이 반발해 퇴장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책협의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명동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제8차 회의를 열어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이동통신 사업자 쪽이 여전히 보편요금제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자,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윤명 소비자모임 사무총장,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대 사무총장 등 시민·소비자단체 쪽 대표들이 퇴장했다. 안 사무처장은 “이통사들이 보편요금제 도입은 죽어도 안된다고 해 항의 차원에서 퇴장했다. 근거와 대안도 없이 반대를 고집해 앉아있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책협의회의 운영기간은 100일로 이 달 중순까지다. 따라서 보편요금제 도입 여부는 이제 국회가 결정하게 됐다. 앞서 정부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확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올 업무보고에서 보편요금제 도입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오는 6월까지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소비자단체 쪽은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제시한 보편요금제의 데이터 기본제공량으로는 보편적 통신권 보장이 어렵다”며 “선진국 수준에 맞춰 늘릴 것”을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통신비 인하 공약 이행 방안으로 보편요금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도입방안은 정책협의회 논의를 통해 합의하기로 했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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