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엘지유플러스 부회장이 27일(현지시각)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전시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엘지유플러스 제공
“5G로 돈 벌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권영수 엘지유플러스(LGU+) 부회장이 내년 상용화 예정인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5G’를 발판으로 ‘꼴찌 사업자’ 신세를 벗어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27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5G)은 엘지유플러스가 3위 사업자 신세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며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문제는 수익 모델”이라는 고민도 내놨다. 그는 “눈에 띄는 5G 서비스가 보이지 않아 고민이다. (여기 와서) 다른 통신사 경영진을 만나도 5G 하면서 돈 벌기 쉽지 않겠다는 얘기를 이구동성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5G 서비스는 크게 비투비(B2B·기업 대상)와 비투시(B2C·소비자 대상) 영역으로 나뉘는데 비투비는 여러 사업 모델이 나와 있지만 아직은 규모가 크지 않고, 비투시는 당장은 증강현실(AR), 가상현실(AR), 게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전시장을 돌아보니 서비스의 진화 속도가 기대했던 것에 못미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전과 비교해 서비스 진화 속도가 크게 나아진 게 없다. 이런 속도면 내년 상용화할 때 고객이 선뜻 고가의 요금제를 쓰면서 5G에 가입할까 생각해봤다. 눈에 들어오는 서비스가 보이지 않아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권 부회장은 자율주행차와 홀로그램 등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회사가 해야 할 일과 통신사가 해야 할 일이 혼재돼 있다. 우리는 통신사가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5G 장비를 두고는 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와 경쟁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두 업체 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8㎓ 대역 장비는 삼성전자, 3.5㎓ 대역 장비는 화웨이가 더 잘하고 있다. 미국에서 제기된 화웨이 장비의 보안 이슈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케이블텔레비전 사업자 인수와 관련해서는 “씨제이(CJ)헬로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도 눈여겨보고 있다. 케이블텔레비전 업계 상황이 녹록치 않아 서두르지 않고 다각도로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