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낡은 당국 간 통신망을 광케이블로 개선하기 위한 협력을 진행하기로 했다. 광케이블로 교체되면 기존 구리선을 통한 전화·팩스를 넘어 남북 당국 간 화상회의 등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개성 남북공동 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 통신 실무회담을 통해 “노후화된 기존 남북 당국 간 통신망을 광케이블로 개선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는 남쪽에선 정창림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직무대행) 등 5명과 북쪽 리영민 국가정보통신국 부장 등 5명이 대표로 참석했다.
이번 회담은 북쪽이 지난 15일 남북 당국 간 통신망을 광케이블로 개선하기 위한 회담을 열자고 제의하고, 남쪽이 동의하면서 성사됐다. 현재 판문점에는 남쪽 평화의 집과 북쪽 통일각을 연결하는 구리케이블이 1970년대 초반 설치돼 전화·팩스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구리케이블은 통화품질이 좋지 않고, 주변의 전기 케이블과 간섭을 일으킬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광케이블로 교체할 경우 통화품질 향상은 물론이고, 용량이 큰 영상 실시간 전송 등도 가능해 당국 간 화상회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과 북을 잇는 광케이블은 케이티(KT) 문산지사~개성공단에도 설치돼있다. 2005년 이산가족화상상봉과 개성공단 입주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됐고, 현재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운영에도 쓰인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7월 남북 간 군 통신선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광케이블을 비롯한 물자를 북한에 지원한 것과 관련, 유엔 제재위원회로부터 대북제재 예외를 인정받은 바 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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