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ekf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통신구에서 불이 나 화재현장 일대에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25일 오전 서울 공덕동의 한 식당에 통신장애로 카드결제가 안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게시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케이티(KT)는 아현동 통신구 화재로 인한 유선전화 불통과 카드결제 불능으로 며칠간 영업기회 손실 피해를 입은 아현국사 관내 자영업자들을 돕자는 취지로 오늘부터 28일까지 3주 동안 서울 광화문 사옥과 혜화지사의 점심·저녁 구내식당 운영을 중단한다고 6일 밝혔다.
케이티 광화문 사옥과 혜화지사는 이날 아침 사내방송을 통해 이런 사실을 공지했고, 노조는 동참을 호소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출근길 조합원들에게 돌렸다. 케이티는 이에 따른 임직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혜화지사-광화문사옥-아현국사 사이에 셔틀버스 10대를 운영하기로 했다. 케이티는 “가능하면 점심·저녁 식사를 아현국사 관내에서 하라는 뜻”이라며 “아현국사 관내 식당에서 따로 회식을 하는 팀이나 부서에 회식비를 지원하고, 구내식당 중단으로 피해를 보는 구내식당 운영업체와 식자재 납품업체 등에는 별도 보상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케이티 광화문 사옥 근무자는 4천여명, 혜화지사는 300여명에 이른다. 아현국사 관내는 물론이고 서울 광화문과 혜화동 일대 식당들이 3주간 호황을 누리게 됐다.
이는 “진정으로 고객에게 사과하고 위로하는 자세를 갖자”는 한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조용하게 진행돼던 ‘손님 접대와 송년회는 아현국사 관내 식당에서’ 캠페인이 사회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자, 회사와 노조가 손잡고 회사 차원의 캠페인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아현동 통신구 화재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동시에, 통신망 복구 사실을 고객 눈높이에서 직접 확인시켜주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한 임원은 “일단 식사를 한 뒤 케이티 임직원이라고 신분을 밝히면서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드리고, 유선전화와 카드결제 시스템 등이 잘 작동되는지를 물어본 뒤 안 된다고 하면 그 자리에서 회사 기술자를 불러서라도 해결해드리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창규 케이티 회장도 이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황 회장은 이번 주에만 아현국사 관내 식당에서 3차례 식사 약속을 잡았다. 한 임원은 “부서 송년회도 충정로 근처 식당으로 정해 메뉴까지 주문해놨다”고 말했다.
한편, 케이티는 이날 “통신망 가복구는 동케이블까지도 거의 끝났다”며 “하지만 ‘복구 완료’ 선언은 피해를 본 고객 전부로부터 개통 확인을 받은 뒤에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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