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헌혈한 혈액이 어디로 옮겨져 어떤 목적으로 사용됐는지를 헌혈자가 알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증 혈액 관리 과정이 투명해져, 혈액을 잘못 관리해 폐기했다는 소식에 실망해 헌혈자들이 헌혈을 중단하는 사례가 줄 것으로 보인다.
에스케이텔레콤(SKT)과 대한적십자사는 헌혈 어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기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9일 밝혔다. 에스케이텔레콤 사내벤처의 아이디어로 개발되는 헌혈 앱에는 기증된 혈액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동과정을 헌혈자에게 알려주고, 그동안 수혈자의 안전만을 생각한 혈액분석 결과를 헌혈자의 건강관리에도 활용하는 기능 등이 담길 예정이다.
헌혈 앱이 개발되면, 콜레스테롤·간 수치 같은 혈액 분석 결과가 앱을 통해 헌혈자에게도 제공된다. 또한 앱 내 커뮤니티를 통해 헌혈 참여 실적이 다양한 곳으로 공유된다.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선 연인원 290만명이 헌혈을 하고 있으며, 1만2천명분이 부족한 상태이다.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만도 5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헌혈을 하다가 중단하는 비율(생애 첫 헌혈자가 5년 이내 다시 헌혈하지 않는 비율)이 89%에 달하는 점에 착안해, 헌혈자들이 꾸준히 헌혈할 수 있도록 헌혈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헌혈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