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텔레콤(SKT)이 고객가치 혁신이란 이름으로 멤버십을 개편하면서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들을 ‘특별 우대’하기로 해, 낯 두꺼운 마케팅이란 지적이 나온다. 5G 요금제를 고가로 설계한 뒤 멤버십 등을 활용해 기존 고객들을 전환하는 방법으로 가입자당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속내를 내보였다는 것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멤버십을 개편하면서 “5G 이동통신 서비스 ‘5GX’ 출시 기념으로 5G 고객들에게는 특별한 혜택을 주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5G 가입자에 한정해 온라인쇼핑몰 11번가에서 5G 이동통신 관련 액세서리를 구입할 때, 미스터피자(방문 포장)·빕스에서 식사하거나 롯데월드 어드벤처(본인과 동반 1인 포함) 놀이기구를 이용할 때, 세븐일레븐에서 물건을 살 때 무조건 50%를 할인해준다는 것이다. 기존 가입자 대상은 멤버십 할인율이 20~30% 이하로 5G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에 못미친다.
5G는 4월5일 상용화 예정이지만, 최소한 2~3년은 ‘반쪽짜리’도 못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5G에 가입해도 열에 아홉 곳 이상에서 5G 이동통신망이 아닌 엘티이(LTE)망으로 연결되고, 5G 이동통신망으로 연결돼도 마땅히 이용할만한 서비스와 콘텐츠가 없다. 당연히 5G 스마트폰 역시 비싼 값에 비해 쓸모는 반쪽짜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조차 “이런 사실을 숨긴 채 멤버십 할인 등을 앞세워 이용자들에게 5G 가입을 권하는 것은 불완전 판매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벌써 앞다퉈 5G 마케팅에 나서는 모습이다. 엘지유플러스(LGU+)는 5G 상용화를 기념해, 4월 5·15·25일 등 5자가 들어가는 날마다 엘지(LG)트윈스 잠실구장 입장권, 씨지브이(CGV) 영화관, 지(G)마켓, 지에스(GS)25, 골프존, 엘지생활건강, 쓱(SSG)닷컴 등 이름에 G가 들어가는 곳에서 다양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케이티도 수원 야구장을 앞세우는 등 다양한 5G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5G가 상용화하는 다음달 5일 이후에는 5G 가입자를 유치하는 대리점에는 리베이트를 대폭 더 주는 방식으로 기존 가입자들의 5G 전환 마케팅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유영상 에스케이텔레콤 엠엔오(MNO)사업부장은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이동통신 사업전략을 설명하면서 “올해부터는 매출이 턴어라운드를 넘어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통사들의 5G 마케팅에 이용자들이 또다시 ‘호갱’ 취급을 당할 처지에 놓이게 된 셈이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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