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와 그 자회사 브이씨엔씨(VCNC)가 함께 운영해온 ‘렌터카 호출 서비스’만 떼어 내 신설 법인 ‘타다’를 만든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과 이재웅 쏘카 대표 등의 ‘여객법 위반’ 1심 선고를 앞두고 타다 사업이 기로에 선 상황에서, 모회사 쏘카의 부담을 덜고자 ‘꼬리 자르기’를 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쏘카는 12일 보도자료를 내어 “오는 4월 ‘타다’(가칭)를 분할, 설립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업 분할 방법은 인적 분할이고, 분할 이후 현재 쏘카 주주들은 쏘카와 동일한 비율로 신설법인 타다의 지분을 갖게 된다. 쏘카 쪽은 “타다는 라이드셰어링(승차 공유) 사업을, 쏘카는 카셰어링(차량 공유) 사업을 전담하면서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외 투자 유치 확대와 전략적 제휴를 통한 사업 확대를 위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쏘카는 이런 내용을 밝히면서도 브이씨엔씨의 처리 방향이나 분할에 뒤따르는 자산 분할 비율 등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쏘카의 성상현 홍보팀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기에는 시점상 이르다”고만 밝혔다. 이에 일부에선 적자가 쌓이고 있는 타다 서비스를 쏘카에서 떼어내 쏘카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거나 추가 악화를 막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검찰이 쏘카 대표 이재웅씨를 여객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하면서 사실상 타다 서비스의 앞날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상황도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모빌리티 업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이번 결정은 쏘카 사업의 걸림돌이 되는 사업을 별도로 법인화 시켜서 환부를 도려내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타다가 독립하면서 브이씨엔씨의 창업자 박재욱 대표도 신설 법인의 대표로 자리를 옮긴다. 쏘카 쪽은 “타다 독립 이후 브이씨엔씨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했지만, 박 대표도 자리를 옮기는 등 브이씨엔씨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