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20억원 상당의 사재를 내놨다. 삼성그룹 등 주요 그룹이 잇따라 코로나19 기부 행렬에 참여하고 있지만 기업가 개인이 사재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는 김 의장 기부와 별도로 2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카카오가 4일 발표한 코로나19 극복 기부 계획을 보면,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본인이 소유한 카카오 주식 1만1천주를 기부한다. 시가 20억원 상당에 해당하는 주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김 의장은 지난달 24일 현재 카카오 보통주 1251만여주(지분율 14.3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이 중 1만여주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내놓겠다는 것이다.
대기업집단(재벌그룹)에 속한 기업가 중에 코로나19 극복 관련해 사재를 출연한 것은 김 의장이 처음이다. 삼성그룹(300억원)과 현대차그룹(50억원) 등 국내 대표 재벌 그룹들은 회사 차원에서 기부를 했지만 해당 그룹의 총수 등 기업가가 사재를 출연하지는 않았다. 김 의장은 과거에도 취약계층 아동의 교육 지원 등을 위해 본인 소유의 카카오 주식을 기부한 바 있다. 카카오 쪽은 “지금까지 김 의장이 기부한 주식수는 모두 9만여주 수준”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도 김 의장과 같은 액수인 20억원을 내놨다. 카카오 쪽은 “코로나19 피해 극복에 동참하자는 취지”라며 “어디를 통해 전달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카카오는 사회공헌 플랫폼 ‘같이가치’ 등 카카오톡과 다음의 기술과 플랫폼을 활용한 국민 기부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같이가치 기부는 카카오톡 세번째 탭인 ‘#탭’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옴팡이·업티콘·쥐방울·세숑·요하 등 인기 캐릭터 기프티콘 판매를 통한 기금 마련도 진행한다. 기프티콘 판매금은 전액 코로나19 극복에 기부된다. 카카오 쪽은 “카카오의 기술과 플랫폼 등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후원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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