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본인인증 시장을 잡아라.“
이동통신 3사가 사설 본인인증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된 데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사설 본인인증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발 빠른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3사는 24일 공동 보도자료를 내어 “원스톱 인증 플랫폼 ‘패스(PASS)’로 사설인증서 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패스는 이동통신 3사의 사설 본인인증 서비스 통합 브랜드이다. 이동통신 3사는 2012년 각각 본인인증기관 지정을 받은 뒤 문자메시지 기반 본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다 모바일 앱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2018년 7월 서비스 브랜드를 패스로 통합했다.
이동통신사들은 “패스는 이용자가 소유한 휴대전화 명의인증과 기기인증이 이중으로 이뤄지는 구조라 안전하다. 이런 방식은 패스 인증서에도 그대로 적용돼, 사설인증서 중에 가장 강력한 보안 수준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적된 본인확인 서비스 경험과 앞선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사설인증서 시장을 활성화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통신사들은 ‘모바일 본인인증’과 ‘모바일 로그인’ 서비스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동통신 3사는 경찰청과 손잡고 ‘패스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규제샌드박스의 실증특례를 받아 오는 6월 상용화할 계획이다. 에스케이텔레콤 우현섭 매니저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명의도용으로 인한 무면허 운전과 청소년 범죄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동통신 3사는 지난 3월에는 생체인증(지문·얼굴인식) 또는 여섯 자리 핀(PIN)번호 인증 중 한가지를 골라 간편하게 로그인할 수 있게 하는 ‘패스 간편 로그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패스의 수익모델은 수수료이다.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패스 인증서를 통해 본인인증을 받거나 로그인을 할 때마다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기업으로부터 일정액의 본인인증 대행 수수료를 받는다. 플랫폼 성격의 서비스라 수수료 수익이 안정적이고, 패스가 보안을 기반으로 해 정보통신기술 업체로서의 브랜드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통 3사의 집계에 따르면, 패스 가입자는 지난 2월 기준으로 2800만명을 넘었고, 6월에는 3천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누적 기준 패스 인증서 인증 건수는 올 연말 2천만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3사는 “온라인 서류발급 신청, 금융거래, 계약서 전자서명, 비대면 계좌 개설, 자동이체 전자서명, 보험, 전자상거래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안정적인 본인인증·로그인 서비스 역량을 갖췄다. 패스를 6천만 이동통신 이용자들의 본인인증 플랫폼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 본인인증 서비스 시장에는 네이버와 카카오 포털 사업자들도 마케팅을 강화하거나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등 다른 플랫폼 업체들도 통합 솔루션의 하나로 꼽아 출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