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 겸 대표. 엔씨소프트 제공
올 상반기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경영진의 보수가 두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비대면(언택트) 확산과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 덕에 포털·통신·게임 회사들의 실적이 크게 좋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와 내년 보수도 크게 늘 전망이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에 따라 임원 보수가 최고경영자와 창업자(오너)보다 많은 사례가 속출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17일 정보통신기술 업체들의 올 상반기 보고서를 보면,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 겸 대표의 상반기 보수가 상여금 122억7600만원을 포함해 132억92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 62억4800만원에 견줘 2배 이상 많았다. 엔씨소프트는 “성과 회계연도(2019년 4월1일~2020년 3월30일) 매출이 2조원을 넘겼고, ‘리니지M’에 이어 ‘리니지2M’까지 모바일게임을 잇따라 흥행시킨 점을 감안해 특별 장기인센티브 50억원이 추가로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리니지 형제로 불리는 리니지M·2M의 선전 덕에 상반기에 1조2697억원의 매출을 올려 450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115.6% 증가했다. 이에 다른 경영진과 임직원들도 성과급을 두둑하게 챙겼다. 윤재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여금 25억3400만원을 포함해 29억4200만원, 리니지2M 사업을 총괄한 이성구 전무는 상여금 20억1200만원을 포함해 22억7천만원, 리니지·2M 개발을 주도한 백승욱 상무는 상여금 15억6100만원을 포함해 17억3100만원을 받았다.
김택진 대표의 동생 김택헌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는 22억3300만원(상여금 17억3700만원 포함)을 받았다. 김택진 대표의 부인인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북미법인 대표의 보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 쪽은 “상법에 5억원이 넘는 임원 가운데 상위 5위까지만 공개하게 돼 있다. 윤송이 부사장 보수는 상위 5위 안에 들지 않아 공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에선 권영식 대표가 급여 2억6500만원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로 17억6200만원을 더 받아 총 20억3600만원을 챙겼다. 방준혁 넷마블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의 급여는 6억9천만원에 그쳤다. 신작 부진에 따른 실적 개선 한계로 성과급이 적었다.
포털업계에선 네이버 경영진들의 보수가 두드러졌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23억600만원,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네이버아이앤스 대표 겸직)가 20억9200만원,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네이버파이낸셜 대표 겸직)가 20억7200만원,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17억1200만원을 각각 받았다. 한성숙 대표의 보수에는 주요 서비스를 성공시킨 것에 대한 성과급 16억9천만원이 포함됐다.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급여는 11억5800만원에 그쳤다.
카카오에서는 이재혁 인프라부문 리더의 급여가 18억9300만원으로 가장 많다. 조수용 공동대표의 급여는 상여 2억1800만원을 포함해 총 5억9300만원에 그쳤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과 여민수 공동대표의 보수는 기준액을 밑돌아 공개되지 않았다.
박정호 에스케이텔레콤(SKT) 사장.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통신업계 최고경영자 중에서는 박정호 에스케이텔레콤(SKT) 사장의 보수가 급여 8억5천만원에 상여금 35억7천만원 등 총 44억2천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하현회 엘지유플러스(LGU+) 부회장은 20억6700만원을, 지난 3월 취임한 구현모 케이티(KT) 대표는 6억6천만원을 받았다. 황창규 전 케이티 회장은 급여 1억4200만원, 상여 6억2900만원, 퇴직금 14억7400만원 등 총 22억5100만원을 가져갔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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