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설적 보안 전문가 대니얼 커민스키(사진)가 지난 23일에 당뇨병 합병증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향년 42.
고인은 인터넷 보안업계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혔다. 특히 지난 2008년 도메인 네임 서비스(DNS)의 결함을 발견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디엔에스란 인터넷 네트워크에서 도메인(웹사이트 주소)을 숫자로 된 IP 주소로 변환해주는 것으로, 인터넷 주소 체계 같은 것이다. 고인이 결함 발견에 이어 보완 작업에 나서지 않았다면 해커가 은행 사이트에 접속하려는 사용자를 가짜 사이트로 유도해 개인정보를 빼내는 등의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197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커민스키는 4살 때 컴퓨터를 접했고 1년 뒤에는 코딩을 스스로 깨우쳤다고 한다. 11살 때는 미군의 보안 사이트를 뚫고 들어가 군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단다. 군의 보안 관계자는 커민스키 가족에게 ‘앞으로 인터넷을 쓰지 못하게 조치하겠다'고 위협했으나 커민스키 어머니는 “만약 그렇게 한다면 11살 어린이에게 뚫릴 정도로 군대의 인터넷 보안이 형편없다고 신문에 광고를 낼 것”이라고 맞받아쳐 군의 조치를 막아냈다. 미군과 커민스키 가족은 커민스키에게 사흘간 인터넷을 쓰지 못하는 벌칙을 내리기로 합의했다.
커민스키가 보안업계에서 유명인사가 된 이후 실리콘밸리의 대기업들은 높은 연봉을 약속하면서 보안책임자로 영입하려고 했지만 그는 모두 거절하고 독립적으로 일했다.
디지털 자유 옹호 단체인 ‘일렉트로닉 프런티어 재단’은 고인에 대해 “진정한 해커 정신의 화신이자 자유의 친구였다”고 추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