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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카카오 김범수 공익재단, 10억원으로 일단 출발

등록 2021-06-09 11:40수정 2021-06-10 02:51

두달 전 재단 설립 등 위해 5천억원 조성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카카오 제공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카카오 제공

김범수 카카오 최대주주 겸 이사회 의장이 주도하는 사회공헌재단 ‘브라이언 임팩트’가 10억원의 자산으로 출발했다. 앞서 김 의장은 10조원 수준인 본인 재산 절반 가량을 기부하겠다며 그 첫단추로 보유 주식을 팔아 약 5천억원을 조성한 바 있다.

9일 브라이언임팩트 재단의 법인 등기를 보면, 이 재단은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들과 다양한 분야에서 성실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지원하여, 소셜임팩트를 달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1일 설립됐다. 지난달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재단 설립 등록을 받았다. 김경만 과기부 인공지능기반정책과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공헌 사업이 있어서 과기부에서 설립 등록을 맡았다. 재단 설립과 관련된 최소 자산 요건 등은 없다”고 말했다.

이사진은 김 의장외에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와 정혜신 정신과 의사, 아쇼카재단의 이혜영 한국 대표, 작곡가 주영훈씨의 아내 배우 이윤미씨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됐다. 이사진에 이름 올린 인사들은 김 의장과 직간접적 인연이 있던 인물이다. 한 예로 김정호 대표는 김 의장과 삼성에스디에스(SDS)와 엔에이치엔(NHN)에서 함께 근무한 바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재단의 설립 총자산 규모로, 등기상 10억원이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4월 본인 보유 카카오 주식과 개인 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 주식을 팔아 모두 약 5천억원을 조성한 바 있다. 이 중 0.002%가 재단 설립에 쓰인 셈이다. 김 의장의 주식 현금화 당시 카카오 쪽은 5천억원 용처로 △재단 설립 △기부금 출연 △개인 용도로 제시했으나 용처별 지출 예정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브라이언임팩트가 프로젝트 별로 운영될 예정인 점을 염두에 둘 때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확정이 되면 김 의장이 추가 출연에 나설 것으로 본다. 다만 프로젝트별로 순차 출연 계획이 있었다면 두달 전에 5천억원을 한꺼번에 현금화한 배경에 의문도 나온다. 카카오 주식의 주당 가격은 12만9천원(9일 종가)으로 김 의장의 주당 매각 가격(11만5700원·4월16일 시간외매매 블록딜, 거래일 기준)보다 10% 남짓 높다.

일부에선 김 의장 쪽이 공익재단의 총자산 중 기본재산만 등기에 기입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공익법인 감사 경험이 많은 박재형 회계사는 “보통재산은 빼고 기본재산을 기준으로 등기하는 경우도 있다. 등기상 총자산과 출연자의 출연금 총액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재산은 재단 활동에 쓸 수 있는 재산을 가리킨다.

카카오 쪽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 의장 개인 재단인 터라 추가 자금 출연 여부나 사업 등에 대해 아는 바 없다. 재단 인력 사항 등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재단은 카카오의 사실상 본사인 카카오 판교오피스에 자리잡고 있다.

최민영 선담은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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