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머스크의 수주 계약 체결식. 한국조선해양 제공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로부터 1조6천억원 규모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100%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이 23일 머스크와 컨테이너선 8척을 1조6474억원에 건조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4일 밝혔다.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1만6천TEU급(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 선박들로, 오는 2024년 11월 말까지 머스크 쪽에 인도할 예정이다. 선복량(배에 싣는 화물 총량)이 1만6천TEU를 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중 메탄올 연료 기반 엔진을 탑재하는 건 처음이다.
대형 선박은 일반적으로 원유를 가공한 정유인 벙커C유나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등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원을 사용해 운항한다. 천연가스를 주원료로 하는 메탄올의 경우 기존 선박 연료보다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온실가스 등 오염 물질을 적게 배출해 환경친화적이라고 한국조선해양 쪽은 설명했다.
머스크는 앞서 올해 6월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2100TEU급 소형 컨테이너선을 한국조선해양에 시범 발주했다. 머스크는 이번에 발주한 선박으로 기존 낡은 컨테이너선을 대체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 약 100만톤(t)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추가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수주 계약에 머스크가 현재와 같은 조건으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4척을 현대중공업에 추가 발주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머스크 같은 초대형 선사가 선제적으로 친환경 연료 사용 선박을 발주하면 다른 선사에도 영향을 미쳐 향후 비슷한 선박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