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과 올레드 티브이(TV) 판매 호조로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리콜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반영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엘지전자는 3분기(7~9월) 경영실적(연결기준·잠정)을 집계한 결과 매출 18조7845억원, 영업이익 5407억원으로 추정됐다고 12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 22.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충당금 반영으로 같은 기간 49.6% 감소했다. 올해 2분기에 견줘선 매출은 9.76% 늘었고, 영업이익은 38.40% 줄었다. 매출의 경우 분기 기준 최대치였던 올해 1분기(17조8124억원·MC사업본부 실적 제외)를 앞지른 기록이다.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증권 분석가들은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엘지오브제컬렉션’과 ‘올레드티브이(TV)’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판매 호조가 사상 최대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본다. 업계에선 3분기 생활가전(H&A사업본부) 매출액이 7조원에 육박하고, 티브이(HE사업본부) 부문 매출액은 4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엘지전자 안에선 올해 생활가전 사업의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미국 월풀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월풀을 넘어섰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제너럴모터스와 볼트 전기차 배터리 리콜 비용 1조4천억원을 설정하기로 하면서 지난 2분기(8781억원) 대비 급감했다. 앞서 제너럴모터스는 지난 7~8월 엘지 배터리를 탑재한 볼트 전기차(EV·EUV) 약 14만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배터리 제조 결함에 따른 화재 발생 가능성 때문이다. 엘지전자 쪽은 “회계기준에 따라 전기차 볼트 리콜과 관련해 충당금 약 4800억원을 3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최종 분담 비율은 (화재 원인 규명 이후에) 귀책 정도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리콜 관련 충당금이 올해 4분기 영업이익에도 반영될 가능성에 대해 엘지전자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들을 가정해 합리적으로 산정했기 때문에 (4분기 때) 충당금 추가 설정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날 엘지전자 주가는 전날 종가(12만원)보다 3.33% 오른 12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제너럴모터스 전기차 리콜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아온 상황에서 (두 회사 간 충당금 설정 합의로) 불확실성이 완화된 측면이 있고,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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