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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악재는 털었다…조선업, 주가 반등은 언제?

등록 2021-10-28 17:40수정 2021-10-29 09:39

업계 맏형 한국조선해양, 3분기 실적 전망치 상회
3년치 일감 확보…2024년부터 이익 증가 기대
자회사 상장에 주가는 약세
조선업계 맏형 한국조선해양이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 성적표를 내놨다. 배의 핵심 원자재인 철판 가격을 낮춰 계약하고 환율 등 대외 환경도 톡톡히 도움을 줘서다. 악재를 털고 잘 나갈 일만 남았다는 게 회사 쪽 시각이지만, 주가엔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조선해양이 28일 발표한 올해 3분기 경영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3조56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에 견줘 3% 늘고, 영업이익은 1400억원으로 248% 증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회사인 이 회사 실적엔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물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그룹 조선 3사 실적이 포함된다.

이는 당초 증권가가 전망했던 것보다 나은 성적표다. 시장에선 한국조선해양이 3분기 소폭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서리라 예상했다. 이익 개선세를 이끈 건 외형 성장보단 비용 감소, 외부 환경 영향이다. 한 예로 최근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이익 1800억원가량이 발생했다. 조선사는 수출 기업인 만큼 외화로는 같은 금액에 제품을 팔아도 환율 상승에 따라 원화로 환산한 이익은 불어난다.

또 회사가 배 건조에 쓰는 후판(두꺼운 강철판) 가격 급등을 예상해 미리 비용에 반영했던 원가 인상분 중 600억원이 3분기 영업비용에서 제외된 것도 이익 증가에 도움을 줬다. 지난 분기에 철판 값 상승에 따른 비용 예상 증가분 9천억원가량을 미리 반영했으나 실제 포스코 등 철강사로부터 이보다 싼 가격에 후판을 사 왔다는 얘기다.

향후 실적이 더 나아지리란 기대감도 크다. 최근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물류 증가, 해운 운임 상승 등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의 발주가 부쩍 증가하며 조선사의 일감과 선박 건조 가격 모두 호조세를 보여서다.

실제 현대중공업 등 한국조선해양 자회사들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글로벌 선사가 발주한 선박 199척을 쓸어 담았다. 수주액은 177억달러(약 21조원)로, 올해 연간 목표치를 24% 초과 달성했다. 건조 기간을 염두에 두면 오는 2024년까지 3년 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다만 최근 수주 물량이 실제 실적에 반영되기까진 시차가 존재한다. 조선사의 선박 수주에서 건조까지 1∼3년가량이 걸리고, 요즘 수주한 물량은 향후 공사 진행 상황에 맞춰 실적에 나눠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잡히는 매출과 영업손익은 대부분 코로나 여파 등으로 저가에 수주한 과거의 계약 물량에서 비롯한 것이다.

성기종 한국조선해양 상무(IR 담당)는 이날 실적 발표회에서 “내년까지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2년 뒤인 2023년부터 턴어라운드(실적 개선)해 2024년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빠른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3분기 수백억원대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도 영업실적이 바닥을 찍고 오는 2023년쯤부턴 업황 개선세에 올라타리라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강화하는 친환경 규제와 유가 흐름이다. 규제 준수를 위한 친환경 선박 및 해양 플랜트 발주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수여서다.

그러나 이런 밝은 전망이 주가에까지 반영되진 않는 분위기다. 일단 지난 9월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현대중공업은 현재 주가가 주당 11만2천원(28일 종가 기준)으로, 시장의 기대감을 모았던 상장 첫날 시초가(9월17일 주당 11만1천원) 수준으로 올라섰다. 상장 뒤 주당 10만원 선에 머물다 다시 회복한 것이다.

반면 현대중공업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주가 부진이 두드러진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5월11일 주당 16만500원으로 연중 고점을 찍고 현재 10만2천원(28일 종가 기준)까지 미끄러졌다. 이는 현대중공업의 상장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한국조선해양 산하 최대 조선 자회사가 증시에 직접 입성하며 투자자들이 현대중공업 쪽으로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아직은 먼 실적 회복 기대 탓에 연중 고점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에 주가가 형성돼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받지 않고 자체 사업도 본격화하기 전이어서 조선사에 투자하려면 굳이 중간 지주사보다는 현대중공업이 낫다는 게 투자자들의 기본적인 생각인 듯하다”며 “현대중공업이 상장한 지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만큼 앞으론 업황에 따라 두 회사 주가 흐름이 같이 가는 분위기는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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