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경공격 전투기(FA-50) 출격 모습.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산 경공격 전투기(FA-50) 유럽 수출에 나선다.
카이는 3일 한국-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한-V4) 정상회담과 연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한-브이4 비지니스 포럼’에서 슬로바키아 국영 방산업체 ‘레테츠케 오프라보브네 트렌친’(LOTN)과 에프에이-50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 사장이 참석해 협약에 서명했다.
에프에이-50은 국산 고등훈련기(T-50)에 레이더·미사일·기총 등을 무장시킨 경공격 전투기다. 슬로바키아는 노후 고등훈련기(L-39) 교체를 추진중인데, 에프에이-50을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고 카이는 설명했다. 물량은 10대 정도이다. 카이는 “지난달 서울공항에서 열린 ‘2021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아덱스 2021)’ 때 슬로바키아 국방부 대표단이 카이 전시장과 T-50B 블랙이글팀의 비행을 참관한 뒤 경남 사천 카이 본사에 들러 항공기 생산시설을 돌아보고 에프에이-50 시승도 했다”며 “엘오티엔과 손잡고 슬로바키아의 고등훈련기 및 경공격기 사업에 에프에이-50을 참여시키는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이는 최근 들어 추진 중인 유럽연합(EU)과 나토(NATO) 국가들의 전투기 세대 교체 틈을 타 슬로바키아를 포함해 유럽의 고등 훈련기 및 경공격 전투기 시장 진출 방안을 찾아왔다. 안현호 카이 사장은 “슬로바키아를 시작으로 유럽시장에 에프에이-50이 진출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항공기 판매는 물론 조종사 양성을 위한 훈련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에프에이-50을 포함한 국산 고등훈련기 기반 항공기는 인도네시아·필리핀·타이·이라크 등 4개국에 총 72대가 수출됐다. 인도네시아와 타이는 올 7월 각각 6대와 2대를 재구매하기도 했다. 카이는 “에프에이-50의 원가를 절감하고 성능을 향상시켜 향후 20년 동안 1천대 이상을 수출할 목표를 갖고 있다”며 “말레이시아·콜롬비아·세네갈 등과 함께 북미·오세아니아 국가 수출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