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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미 상무부, ‘민감정보 공개 거부’ 반도체 기업에 ‘추가 정보’ 요구할까

등록 2021-11-08 15:49수정 2021-11-09 02:37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12일 백악관에서 열린 글로벌 반도체 기업 대표들과의 반도체 공급망 관련 화상회의에서 실리콘 웨이퍼(반도체 기판)를 들어 보이며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12일 백악관에서 열린 글로벌 반도체 기업 대표들과의 반도체 공급망 관련 화상회의에서 실리콘 웨이퍼(반도체 기판)를 들어 보이며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상무부가 요구한 반도체 공급망 정보 제출 시한(현지시각 8일)을 하루 앞두고 티에스엠시(TSMC) 등 주요 기업들이 관련 자료를 속속 제출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민감한 정보는 빠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이 이들 기업에 추가적인 정보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한국시각) 미 연방정부의 의견수렴 누리집(Regulations.gov)을 보면,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티에스엠시, 글로벌 디(D)램 점유율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 이스라엘 파운드리 업체 타워세미컨덕터 등 모두 23개 글로벌 기업과 대학 등이 자료를 제출했다.

이들 기업은 주요 고객사 정보 등 민감 정보를 제외한 수준에서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타워세미컨덕터의 경우 이 누리집에 누구나 볼 수 있는 2개의 엑셀 파일을 올렸다. 이를 보면, 생산 제품의 공정 노드와 프로세스별 평균 제조 리드타임 같은 정보는 공개했지만 매출액 기준 상위 3개 고객사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나스닥 상장 기업으로서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또한 기밀유지협약(NDA)을 들어 고객사의 후공정 사업장 위치 등의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마이크론은 일반인의 열람이 불가능한 파일만 제출했다. 티에스엠시는 비공개 파일과 함께 거의 빈칸으로 남겨진 공개 파일을 같이 제출했다. 다만 이날 대만 <연합보>는 “(자료를 제출한 23곳 가운데) 티에스엠시가 가장 명확한 답변을 제출했으며, 지난 2년간 차량용 반도체 매출액은 (티에스엠시 전체 매출의) 3~4%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대로라면, 티에스엠시는 당초 미국이 요구한 ‘고객사(기업)별 반도체 거래 현황’ 대신 제품이 활용되는 산업별로 매출 회사의 비중을 공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현재 주요 기업들이 제출한 관련 정보의 수준이 미 상무부의 기대에 못 미쳐 추가 요구 등 후속 조처가 따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미 상무부 대변인이 “(정보 제출과 관련해) 강제 조처를 해야 하는지 여부는 얼마나 많은 기업이 동참하느냐와 제공된 정보의 질에 달려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자료를 전부 공개로 낸 기업은 기업설명(IR) 보고서에 다 나온 내용일 것이고, 비공개로 낸 기업의 정보도 구체적이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어떤 제재를 취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정보를) 다 내놓을 필요가 없었지만, (8일 제출 시한 이후) 미국 정부가 지금 수준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추가적인 정보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까지 삼성전자와 미 상무부에 협조의 뜻을 밝힌 에스케이(SK)하이닉스, 인텔, 제너럴모터스(GM), 인피니온 등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먼저 자료를 제출한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의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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