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 구본준·LG 구광모 지분정리 매듭…LX 계열분리 본격 착수

구본준, LG 지분 4% 외부 매각…LX 지분 32% 사들여

구본준 LX그룹 회장. 한겨레 자료 사진

엘지(LG)와 엘엑스(LX) 양 그룹 간 지분 정리가 14일 마무리되며 엘엑스 계열분리가 본격화됐다.

구본준 엘엑스홀딩스 회장은 이날 보유 중인 ㈜엘지 지분 4.18%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외부에 팔고, 이 매각 대금으로 구광모 ㈜엘지 대표 등이 보유한 엘엑스홀딩스 지분 32.32%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구본준 회장이 ㈜엘지 구광모 대표와 특수관계인 등 9인으로부터 사들인 엘엑스홀딩스지분의 거래 대금은 약 3천억원이다. 세법상 특수관계인 간 경영권 이전 거래에 해당해 20% 할증된 가격으로 거래됐다. 구본준 회장은 고 구본무 엘지그룹 전 회장의 동생이자 구광모 대표의 삼촌이다.

엘지 총수 일가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2018년 5월 구본무 전 회장 별세 뒤 구광모 대표가 회장에 오른 뒤 구본준 회장은 엘지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어 엘지상사(현 엘엑스인터내셔널) 등 일부 계열사를 분리해 올해 5월 신설 지주회사인 엘엑스홀딩스를 설립하고 계열분리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거래를 통해 구 회장은 엘엑스홀딩스의 지분 총 40.04%(기존 지분 7.72% 포함)를 확보해 엘엑스홀딩스의 최대 주주로서 그룹의 독립 경영 기반을 마련했다. 구 회장은 이번 매각 과정에서 고 구인회 창업 회장 때부터 이어져 온 엘지의 사회공헌활동에 동참하기 위해 ㈜엘지 지분 1.5%를 엘지연암문화재단, 엘지상록재단, 엘지복지재단 등 3개 공익법인에 나눠 기부했다.

구 회장의 엘지 보유 지분은 종전 7.72%에서 2.04%로 줄어든다. 구 회장 일가가 보유한 엘지 주식의 지분까지 모두 합하면 2.96%로 공정거래법상의 계열분리 기준인 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을 충족하게 된다.

엘엑스홀딩스 쪽은 “이번 지분정리를 통해 계열분리 요건이 충족됐다”며 “향후 두 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를 신청하는 등 계열분리를 위한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광모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엘지 지분은 기존 45.88%에서 41.7%로 소폭 떨어졌다.

김영배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