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 94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3년 만에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를 탈환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경영실적(연결기준)을 집계한 결과, 매출 279조6천억원, 영업이익 51조6300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8.07%와 43.45%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사상 최대치로, 기존 최고 기록(2018년 243조7700억원)보다 약 14% 높다.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58조8900억원), 2017년(53조6500억원) 이후 최고 수준이자 역대 3번째 기록이다.
역대 최대 매출을 견인한 건 역시 반도체였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은 매출 94조1600억원, 영업이익 29조2천억원이었다. 같은날 연간 실적을 발표한 인텔의 매출은 790억달러인데, 이를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1144.6원)로 계산하면 90조4234억원으로 삼성전자에 견줘 3조7천억원 가량 적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연매출 기준으로 창사 이후 처음 인텔을 꺾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듬해 다시 인텔에 정상을 내준 뒤 3년 연속(2018~2020년) 2위에 머물렀다.
4분기 반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조100억원, 8조8400억원을 기록했다. 서버용 수요가 지속적으로 견조했지만, 4분기 메모리 평균판매단가(ASP)가 소폭 하락하면서 전분기(매출 26조4100억원, 영업이익 10조600억원)보다 실적이 감소했다.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 등 아이티·모바일(IM) 부문은 지난해 매출 109조2500억원, 영업이익 13조6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갤럭시Z 플립3’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14년 이후 최대치다. 아이티·모바일 부문은 전년(2020년) 매출이 처음으로 90조원대로 감소해 ‘위기론’이 제기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열린 4분기(9~12월) 실적발표회에서 이 기간 동안 휴대전화 7200만대, 태블릿 700만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전(옛 CE) 부문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5조8300억원, 3조6500억원이었다. 4분기엔 매출 15조3500억원, 영업이익 7천억원을 기록했다. 연말 성수기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물류비 상승 등으로 이익은 전분기(760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지난해 시설투자에는 약 48조2천억원이 집행됐다. 전년(38조5천억원) 대비 약 25% 증가한 규모다. 경기 평택과 중국 시안 생산라인 증설 및 공정 전환, 평택 파운드리 극자외선(EUV) 5나노 첨단공정 증설 등 반도체 사업에 43조6천억이 쓰였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중소형 모듈과 큐디(QD) 디스플레이 투자에도 2조6천억원을 투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아이티(IT)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부품 사업에서 첨단 공정을 확대하고 기술 리더십을 높이는 한편, 세트 부문에서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달 기존 아이티·모바일 부문과 소비자 가전 부문을 하나로 통합했으나 1~3분기 실적과의 일관성을 위해 기존 사업부문 기준으로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