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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1980년대 ‘홍보·마케팅’ 회사 창립한 ‘한국 피아르계 대모’셨죠”

등록 2022-02-15 18:14수정 2022-03-17 11:58

[가신이의 발자취] 고 김한경 케이피아르 회장을 기리며

고 김한경(맨 가운데) 회장이 3년 전 케이피아르 창립 30돌 기념식에서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사진 케이피아프 제공
고 김한경(맨 가운데) 회장이 3년 전 케이피아르 창립 30돌 기념식에서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사진 케이피아프 제공
대구에서 나 1950년대 미국 유학

12년 동안 뉴욕공공도서관 근무

30년 만에 귀국 89년 설립

‘PR은 공인과 사회 선 추구’ 신념

국제PR협회 한국지부 설립 이끌어

한국 피아르(PR·홍보 커뮤니케이션)업계의 큰 별이 스러졌다. ‘피아르의 대모’로 불리던 종합커뮤니케이션그룹 ‘케이피아르’의 창립자 김한경 회장이 지난 8일 별세했다. 향년 91. 전인미답의 길을 걸으며 한국 피아르의 역사를 개척해 온 1세대 원로를 떠나 보내는 마음 애통하기 그지없다.

고인이 영면하기 보름 전까지도 사무실에 출근해 손주 뻘도 더 되는 어린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는 말을 전해 들으니, 생전에 고인이 몸소 실천한 피아르에 대한 한없는 사랑과 열정적인 모습이 떠올라 먹먹해졌다.

고인은 1931년 대구 태생으로 57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주립대와 뉴욕 플랫대학원을 졸업한 뒤 뉴욕공공도서관에서 12년간 동아시아 담당 책임자로 근무했다. 30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고인은 피아르산업이 불모지나 다름없던 1989년 ‘피아르는 공익과 사회의 선을 추구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케이피아르를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여성 사업가도 찾아보기 힘들고 피아르란 용어 자체도 생소했다. 국내는 피아르비즈니스가 산업분류도 돼 있지 않았던 그야말로 척박한 환경이었다. 2019년 창립 30돌 행사에서 고인은 “어둠 속에 작은 촛불 하나 켜는 심정이었다”고 초창기를 회고했다.

1989년 한국피아르협회 창립총회 때 홍일점으로 참여한 고 김한경(앞줄 맨오른쪽) 케이피아르 회장. 한국피아르협회 제공
1989년 한국피아르협회 창립총회 때 홍일점으로 참여한 고 김한경(앞줄 맨오른쪽) 케이피아르 회장. 한국피아르협회 제공
국제피아르협회 한국지부 설립을 주도하고 한국피아르협회, 한국피아르학회 창립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며 국내에 피아르비즈니스와 피아르학을 뿌리내리는 데 헌신했다. 국제피아르협회(IPRA) 한국지부 설립으로 고인과 분주한 나날을 보내던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그때 함께 모임을 꾸렸는데 고인은 단 한 번도 모임에 빠진 적이 없었고, 늘 친화적인 사교성과 열정으로 모임을 이끌었다.

국제관계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최근까지도 한미우호협회 창립회원으로 부회장을 지내는 등 한-미 양국의 관계증진에도 힘을 쏟는 한편 일본홍보학회 등의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고인은 마지막 순간에도 한-일관계의 엉킨 실타래를 푸는 데 보탬이 되는 방안에 대해 고심했다고 한다.

평소 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했던 고인은 사업으로 분주한 중에도 시간을 쪼개 대학교에서 홍보학 강의를 맡아 후진양성에도 힘을 쏟으며 많은 인재를 길러냈다. 피아르에 대한 애정과 뚜렷한 철학, 그리고 자신의 이익보다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이타심으로 우리나라의 피아르의 길을 열어 온 고인은 인터넷 모바일 혁명으로 더욱 촘촘해진 요즘 시대에 후학들에게 피아르인들이 해야 할 일들이 더욱 많아졌다며 자신감을 가지길 당부하곤 했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더는 한국이라는 좁은 울타리에 머물지 말고, 밖으로 시야를 넓혀 전 세계를 무대로 꿈을 펼치라는 것이다. 고인의 발자취가 후학들에게 등대와 주춧돌이 되어 앞으로 피아르인들이 국제무대에서 당당히 활약하는 날을 기쁜 마음으로 함께 기대합니다.

조계현 브랜드마케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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