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산업·재계

1600명 몰린 삼성전자 주총…개미들 ‘GOS 논란’ 송곳질문

등록 2022-03-16 17:07수정 2022-03-17 02:34

“소비자 신뢰 무너져…대책 뭔가”
소액주주 등 3시간 질타에
한종희 부회장 “심려 끼쳐 죄송”
사내이사 선임안, 높은 찬성률 통과
문책론 별다른 영향력 발휘 못해
1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종희 디엑스(DX)부문장 부회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1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종희 디엑스(DX)부문장 부회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회사는 (GOS 논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사과할 의향이 있으신지 말씀해 주세요.” “(GOS 문제로) 소비자 신뢰가 무너진 게 좀 크다고 생각합니다. 대책을 갖고 계신지 질문 드립니다.”

16일 오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는 한마디로 ‘기승전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였다. 소액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 등 1600여명이 참석한 주총장에선 3시간 내내 관련 질문과 발언이 이어졌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이달 초부터 계속된 지오에스 논란을 이번 주총에서 매듭지으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오에스는 스마트폰에서 고사양 게임앱을 실행할 때 과도한 발열이 생기지 않도록 제품 성능을 일정 수준 이하로 조절하는 기능인데, 최근 회사가 이를 의무 적용하면서 사용자들의 불만을 샀다. 한 대표는 주총 초반 한 소액주주가 지오에스 기능과 관련한 갤럭시 S22 과대광고를 문제삼자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처음부터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주총 현장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사 선임 등 주총 안건 처리에서 ‘개미’는 힘이 없었다. 지오에스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된 노태문 엠엑스(MX) 사업부장(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은 97.96%의 높은 찬성률로 통과됐다. 전자투표 인증 등을 통한 소액주주들의 거부권 행사가 이렇다 할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이날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낸 3명(경계현·박학규·김한조)을 포함한 사내외 이사와 감사위원 선임과 재무제표 및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들도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번 주총에서 가장 낮은 찬성률이 나온 건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의 사외이사 재선임안으로, 69.53%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2019년부터 삼성전자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활동해 임기가 만료된 그는 올해 주총에서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로 올랐다. 김 이사장의 감사위원 선임안 역시 74.64%의 찬성률을 얻는 데 그쳤다. 국민연금이 반대한 다른 이사 후보들(경계현 86.34%, 박학규 86.11%)에 견줘서도 낮은 수치다. 국민연금은 물론, 소액주주들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겸직에 따른 독립성 훼손을 우려한 결과로 보인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한 소액주주는 “감사는 철저하게 (경영진이) 잘못하는 부분을 지적해야 되는데, (김 이사장은) 두 가지를 겸하고 있으니 어떻게 지적할 수 있겠나. 감사는 사외이사나 경영진에서 배제된 사람을 선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김한조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사업현황과 관련한 ‘송곳 질문’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시장점유율이 5% 아래로 떨어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다. 한 개미투자자는 디에스(DS)부문장인 경계현 대표이사(사장)에게 갤럭시 S22의 지오에스 논란 배경에 엑시노스(삼성전자 AP 브랜드)의 부진이 있는 점을 언급하며 “과거 갤럭시 S2나 S3 때는 퀄컴의 스냅드래곤에 견줘 엑시노스의 성능이 더 좋았는데, 최근 갤럭시 A시리즈에는 저가로 인식되던 (대만 업체) 미디어텍의 제품이 들어간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투자가 미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 대표는 잠시 당황한 모습을 보이다 “제품의 지역별, 고객별 부품 채용과 출시는 시장, 고객 상황 등에 따라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수시로 변경되는 사항”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올해 초 반도체 칩 전문업체 에이엠디(AMD)와의 협업 결과물인 ‘엑시노스 2200’이 갤럭시 S22 시리즈 탑재로 기대를 모았지만, 낮은 수율 문제로 일부 지역 출시 모델에만 들어갔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에겐 뼈 아픈 질문이었던 셈이다.

한편, 지난해 정기 주총 때 이재용 부회장의 취업제한 문제를 질의했던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번 주총 때는 현장에 나서지 않았다. 지난 1월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의 책임이 있는 에이치디시(HDC)현대산업개발 주총에 화력을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단체 쪽은 설명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15년 농심 연구원이 추천한 ‘라면 가장 맛있게 먹는 법’ 1.

15년 농심 연구원이 추천한 ‘라면 가장 맛있게 먹는 법’

점심값 비싸죠?…‘편의점 구독’하면 도시락 20%할인 2.

점심값 비싸죠?…‘편의점 구독’하면 도시락 20%할인

‘K-뷰티’ 역대 최대 수출…인디 브랜드 키운 ‘외주 생산 생태계의 힘’ 3.

‘K-뷰티’ 역대 최대 수출…인디 브랜드 키운 ‘외주 생산 생태계의 힘’

신축만 사도 반은 간다지만…‘로또’일까 ‘마피’일까 궁금하다면 4.

신축만 사도 반은 간다지만…‘로또’일까 ‘마피’일까 궁금하다면

한은은 왜 입장을 바꿨을까?…가계 빚보다 경기부양 궤도수정 5.

한은은 왜 입장을 바꿨을까?…가계 빚보다 경기부양 궤도수정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