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오는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미세공정 수율과 관련한 ‘위기론’에 대해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28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반도체 파운드리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달리 현재 주요 고객사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향후 5년간 수주 잔액은 지난해 (파운드리) 매출의 8배 규모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수주 규모와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시장에서 제기된 4나노 공정 수율과 고객사 이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시장에선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4나노 공정 수율 확보가 지연돼 대형 고객사인 엔비디아 등이 차세대 제품의 위탁 생산을 대만 티에스엠시(TSMC)에 맡겼다는 말이 돌았다.
이 날 강 부사장은 향후 시장 전망과 수율 향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파운드리 고객사 수요가 자사의 캐파(생산능력) 이상으로 견조해 (파운드리)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선 5나노(㎚·10억분의 1m) 공정은 성숙 수율 단계에 접어들었고, 4나노는 초기 수율 램프업(생산량 확대)은 다소 지연된 면이 있었지만 조기 안정화에 주력해 현재 예상한 수율 향상 곡선 내로 진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파운드리사업부 실적 역시 선단 공정의 수율 개선으로 한 해 전보다 매출이 35% 증가하며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강 부사장은 “3나노 공정은 선단 공정 개발체계 개선을 통해 단계별 개발 검증 강화로 수율 램프업 기간을 단축하고, 수익성을 향상해 공급 안정화를 추진 중”이라며 “주요 고객사와의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모바일 이외에 고성능 컴퓨팅(HPC), 네트워크 분야 등에서도 고객을 확보해 고객 포트폴리오 및 사업구조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날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77조7815억원의 매출을 올려 14조12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18.95%, 영업이익은 50.5% 증가했다. 사업별로 보면, 반도체(DS) 부문이 매출 26조8700억원, 영업이익 8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모바일과 생활가전 등을 통합해 출범한 디바이스경험(DX)은 매출 48조700억원, 영업이익 4조5600억원 수준이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27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반도체 쪽 인수합병(M&A) 전문가 마르코 키사리를 고위직으로 채용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놓고 2016년 미국 전장·오디오 전문기업 하만 인수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이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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