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계의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이윤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과 윤리경영 실천을 위해 노력하겠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오는 24일 ‘신기업가 정신 선포식’을 앞두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 강화를 약속한 ‘기업선언문’을 22일 공개했다. 경제4단체를 비롯해 삼성·에스케이(SK)·엘지(LG) 등 대기업과 배달의민족·쿠팡·컬리 등 스타트업 기업까지 모두 74곳이 서명한 이번 기업선언문에는 신기업가 정신 선언의 취지와 5가지 실천 명제가 담겼다.
경제인들은 선언문에서 “지금 우리는 디지털 전환과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 새로운 위기와 과제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도 그 역할을 새롭게 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을 통해 일자리와 이윤을 창출하는 과거의 역할을 넘어 고객은 물론 조직 구성원과 주주, 협력회사와 지역사회 등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 관계자를 소중히 여기고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선언·실천한다”고 밝혔다.
‘신기업가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한상의가 밝힌 ‘5대 실천 명제’는 △지속적 혁신과 성장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가치’ 제고 △고객과 협력사 등 외부 이해관계자에 대한 신뢰와 존중으로 ‘윤리적 가치’ 제고 △조직 구성원이 보람을 느끼고 발전할 수 있는 ‘기업문화’ 조성 △청정한 미래와 더 좋은 삶을 위한 ‘친환경 경영’ △일과 삶의 터전인 ‘지역사회와의 동반 성장’ 등이다.
앞서 대한상의가 최근 일반 국민과 기업인 706명을 대상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가 정신’을 조사할 결과, 28.5%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꼽았다. 이어 ‘구성원의 행복’(12.1%), ‘혁신과 도전’(11.7%),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11.6%), ‘사업보국’(9.5%) 등을 거론했다. 또 국민이 기대하는 기업의 실천과제로는 ‘기업문화 향상’(29.6%), ‘환경문제 해결’(25.6%), ‘윤리경영’(18.3%), ‘지역사회 상생’(15.3%) 등이 꼽혔다.
대한상의는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최태원 상의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런 내용을 담은 신기업가 정신 선포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선포식에서 기업들은 사회적 역할 강화를 위한 기업별 실천과제도 밝힐 방침이다. 또한 실천기구 성격의 ‘신기업가 정신 협의회’를 구성해 신기업가 정신 확산과 기업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신기업가 정신이 일회성 선언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준비해왔다”며 “기업 경영 전반에 걸쳐 사회문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아이템을 지속해서 모색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