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8일 공개한 아이폰14 프로·프로맥스. 애플 제공
애플이 최근 공개한 새 스마트폰 ‘아이폰14’ 시리즈에 중국 반도체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만든 낸드플래시를 채택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미국 의회가 반발하고 있다. 미·중 갈등으로 고민이 깊어진 국내 반도체 업계 쪽에서 보면, 중국 반도체 업체의 일방적인 공급 확대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진 꼴이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을 보면, 마르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 등은 애플을 향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 낸드플래시를 사용할 경우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오 의원은 “애플이 중국 반도체를 사용할 경우, 연방정부가 전례 없는 정밀조사를 할 것”이라며 “중국 회사 제품이 미국인이 사용하는 아이폰에 들어가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애플은 중국에서 판매하는 새 아이폰에 중국산 낸드플래시를 채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동안은 아이폰에 장착되는 낸드플래시와 디(D)램 대부분을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공급해왔다. 애플이 중국 업체 쪽으로 메모리 공급선 다변화하면 국내 업체와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어, 낸드플래시 가격 인하 시도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만 <디지타임스아시아>는 “애플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 칩을 구매하기 시작하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호황이 끝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의회 움직임은 국내 업체들에 한숨 돌릴 기회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과 피시(PC) 등에 대한 수요 위축으로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반도체 공급 확대는 가격 하락세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시장 진입을 위해 낮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큰데, 미국 의회가 제동을 걸고 있어 국내 업체로선 다행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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