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선박 핵심 ‘데이터 전송’ 기술, 국제표준 제정 첫 관문 통과

ISO, 한국 제안 데이터 전송 기술 ‘신규작업 표준안’으로 채택
선박 운항 정보 실시간 공유·통신…자율운항 선박 구현에 필수

스마트선박 개념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제공

스마트선박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선박-육상 간 데이터 전송 핵심 기술이 한국 주도로 국제표준 제정의 첫 관문을 넘어섰다. 스마트선박은 디지털 기자재 및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미래형·지능형 선박을 말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한 ‘선박과 육상 간 통신에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 송·수신 시스템 일반 요구사항’이 국제표준 제정의 첫 단계인 신규작업표준안(NP)으로 채택됐다고 14일 밝혔다. 신규작업표준안은 작업반 초안(WD), 위원회안(CD), 국제표준안(DIS), 최종국제표준안(FDIS)을 거쳐 국제표준(IS)으로 제정된다.

한국은 이번 신규작업표준안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기술위원회 투표에서 중국, 일본, 독일, 노르웨이 등 회원국 대다수의 찬성을 끌어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신규작업표준안으로 채택되려면 기술위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 5개국 이상의 전문가 참여 등 2개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산업부는 “이번 국제표준안은 선박과 육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시스템들이 상호 호환 가능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전송 방법을 표준화하고, 항만·해운사·조선사 등 육상의 이해관계자들이 선박 데이터를 공유하고 안정적으로 통신할 수 있도록 보안 기술 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표준을 활용하면 항만 물류처리 속도에 맞춰 선적과 하역을 적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선박이 운항속도를 스스로 조절하고 항만에 접근하는 선박의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어 더 안전한 행해가 가능해지는 등 자율운항 선박을 비롯한 스마트선박 구현에 꼭 필요한 표준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 서버 활용 선박-육상 데이터 송·수신 체계 개념도.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제공

국표원의 국가표준기술력 향상 사업을 통해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이 국제표준안 개발을 주도했으며, 연구원의 김명진 선임연구원이 국제표준화기구의 국제표준 개발 프로젝트 리더를 맡아 표준 제정 절차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이상훈 국표원장은 “조선·해양 분야의 앞선 기술력과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스마트선박 핵심 국제표준 제정을 주도하게 됐다”며 “고부가가치 미래 선박 시장을 선도해나갈 수 있도록 이 분야의 국제표준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