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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LG전자 ‘워룸’, 최태원 ‘이환위리’…뜻을 알면 좀 암울하다

등록 2022-10-24 16:55수정 2022-10-25 21:51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LG 제공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LG 제공
엘지(LG)전자가 내년도 경기 하락을 대비한 ‘워룸(War-Room)’을 준비 중이다. 현대차는 올해 시설투자(CAPEX)를 애초 5조원에서 3조9천억원으로 줄일 계획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요 감소, 원자잿값 상승 등의 악재에다 최근 금융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이다.

24일 엘지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각 사업부서와 본사 조직 구성원 일부를 차출해 11월에 워룸을 꾸릴 계획이다. 과거 부품 수급 문제로 워룸을 꾸린 적이 있었는데, 이번엔 경영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처로 알려졌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 시 (워룸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엘지그룹은 25일부터 각 계열사의 내년도 사업 계획을 논의하는 ‘사업보고회’를 엘지전자를 시작으로 약 한 달 동안 연다. 엘지는 내년도 경영 기조를 확장보다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에스케이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밝힌 ‘이환위리(以患爲利)’에서도 읽힌다. 최 회장은 ‘손자병법’ 어구를 인용해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비즈니스 전환(Transition) 등을 통해 새 해법을 찾으면서 위기 이후 맞게 될 더 큰 도약의 시간을 준비하자”고 주문했다. 조대식 에스케이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경제적 해자’(垓子·방어막)를 강조했다. 지난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성장’을 강조하다 이번엔 ‘수익 방어’로 조준점을 옮긴 꼴이다.

향후 경영 전망이 계속 악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위기는 물론 인플레이션, 달러 강세 등으로 시장 상황은 악화 일로다. 최근에는 ‘레고랜드’발 금융시장 경색으로 기업들이 국내에서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연말이 가까워지는데, 기존 악재는 사라지지는 않고 새 복병이 자꾸 등장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연합뉴스
투자 축소를 계획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구자용 현대차 전무는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올해 투자계획을 연초 9조2천억원에서 대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유동성 확보와 투자계획 일부 수정에 따른 영향으로 8조9천억원으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도 청주공장 신규 반도체 라인(M17) 증설 계획을 보류했고, 내년 투자액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외국 경쟁사인 대만 티에스엠시(TSMC)와 미국 마이크론은 올해 또는 내년 투자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롯데 계열사 관계자는 “불요불급한 투자를 제외하고는 연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도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투자, 운전자본, 외환 등 유동성 관리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5월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주요 그룹들이 수십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혔지만, 불과 5개월 만에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는 셈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투자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경영환경이 더 나빠질 전망이어서 긴축 필요성은 있지만 아직 투자는 계속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분석가는 “글로벌 경제상황이 불투명한 데다 금리 인상에 금융시장 경색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해외 투자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되는 상황이 되고 있다”며 “그동안 투자를 확대한 기업일수록 더 긴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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