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 신유열(36),롯데캐미칼 상무보가 상무로 승진했다. 또한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 등 35년 이상 롯데를 이끌었던 고위 임원들이 대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롯데그룹은 15일 이런 내용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잇단 악재 속에 보름 이상 늦어진 올 임원인사는 ‘변화’와 ‘쇄신’에 방점이 찍혔다. 신동빈 회장이 최근 내건 ‘새로운 롯데’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최고경영자(CEO) 평균 연령은 57살로 지난해(58살)보다 낮아졌고, 40대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신임 임원 중 40대 비중이 46%이며, 특히 78년생(45살) 이하도 4명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보로 임명됐던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보가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상무로 승진했다. 3세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롯데케미칼 타이탄과 롯데렌탈 대표이사를 거친 롯데지주 이에스지(ESG)경영혁신실 이훈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50대 사장이 됐다.
그동안 롯데를 이끌었던 고위 임원들이 대거 일선에서 물러나며 세대교체가 이뤄진 점도 눈에 띈다.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35년 이상 몸담았던 롯데를 떠난다.
외부 인사로 수혈된 이창엽 롯데제과 대표(왼쪽)와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 롯데그룹 제공
외부인사 수혈도 이뤄졌다. 롯데제과 대표에는 이창엽 전 엘지(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이 임명됐다. 그룹 모태인 제과 게열사에 외부인사가 대표이사로 발탁된 것은 처음이다. 롯데멤버스 대표에는 김혜주 신한은행 상무가 내정됐다.
내부 전문가로는 김주남 롯데면세점 한국사업본부장이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로 승진했고, 김재겸 롯데홈쇼핑 티브이사업본부장이 롯데홈쇼핑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롯데건설을 이끌 적임자로 이미 낙점된 박현철 대표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 논란을 잠재우는 역할이 부여된 만큼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호텔군 총괄대표 겸 롯데호텔 대표이사로는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가 자리를 옮긴다.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는 롯데하이마트 대표로 내정됐다.
주요 그룹들의 여성 임원 확대 기조가 롯데에서도 이어졌다. 롯데제과 정미혜 상무보, 롯데칠성 채혜영 상무보, 롯데백화점 한지연 상무보, 롯데홈쇼핑 김지연 상무보, 롯데건설 이정민 상무보, 롯데에이엠씨 윤영주 상무보 등 여성 임원 6명이 발탁됐다.
롯데그룹 쪽은 이번 인사에 대해 “대내외적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내년에 영구적 위기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판단 아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존 사업의 변화와 쇄신을 실현하기 위한 정밀한 검증을 거친 인재들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