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 장학퀴즈 50주년 특별방송 중 확장현실(XR)로 구현된 1980년대 장학퀴즈 방송 스튜디오에서 현재 출연자와 과거 출연자들이 퀴즈 대결을 벌이고 있다. SK 제공
“청소년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면 열 사람 중 한 사람만 봐도 조건 없이 지원하겠다.”
고 최종현 에스케이(SK)그룹 전 회장이 <문화방송>(MBC)이 장학퀴즈 광고주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홀로 후원을 결정하며 한 말이다. 올해로 후원 50주년을 맞아, 오는 18일 장학퀴즈 특별방송이 방영된다.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도 출연해 “장학퀴즈는 미래 인재로 성장할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문화코드가 되어왔다”고 말했다.
에스케이그룹은 장학퀴즈 50주년 특집 ‘인재의 비밀’ 편이 경기도 판교 에스케이텔레콤 버추얼스튜디오에서 촬영을 마치고 <교육방송>(ESS)에서 18일 방영한다고 16일 밝혔다. 에스케이는 선경그룹 시절인 1973년부터 최 전 회장의 결정으로 장학퀴즈 프로그램을 후원해왔다. 반세기 동안 장학퀴즈 출연자는 약 2만5천명, 방송 시간은 2천시간에 달했다. 출연자 중에는 배우 송승환, 가수 김광진·김동률, 국회의원 김두관, 영화감독 이규형 등도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교육방송> 장학퀴즈 50주년 특별방송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SK 제공
최 전 회장은 1974년에는 사재를 털어 민간기업 최초의 장학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하는 등 인재 양성에 애를 썼다. 재단은 1970년대 초반 당시 서울 아파트값 한채가 넘는 유학비용을 지급하는 장학생 모집공고를 내어, 대학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기도 했다. 또 장학퀴즈 500회 특집이 방영된 1980년 최 전 회장은 제작진 등과의 식사자리에서 한 임원의 “그간 장학퀴즈 투자액이 150억~160억원”이란 말에 “그럼 우리는 7조원쯤 벌었다. 기업 홍보효과가 1조~2조원쯤, 5조~6조원은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 교육시킨 효과”고 말하기도 했다. 또 1995년 울산대공원 조성을 약속하며 “우리는 사회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도 선친을 이어 인재육성에 나서고 있다. 에스케이는 2012년 서울 동대문구 카이스트 홍릉캠퍼스에 ‘사회적기업 엠비에이(MBA)’ 과정을 개설했다. 청년 실업이나 양극화 등의 문제를 해결할 인재 양성에 목적을 뒀다. 지금까지 졸업생은 153명, 창업 기업은 144개에 달한다. 2019년엔 최 전 회장 20주기를 맞아 에스케이 주식 20만주(당시 520억원 상당)을 출연해 최종현 학술원을 창립하고, 이사장을 맡았다. 2018년엔 동거인과 사재 30억원을 털어 ‘공감인재’ 육성을 목표로 한 티앤시(T&C)재단을 세우기도 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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