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1월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공에서 드론택시가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도심 속 높이 솟은 빌딩 옥상 이착륙장(버티포트)에 프로펠러 여러 개를 단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가 이착륙한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에너지를 꺼내 사용해 환경오염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탑승한 조종사는 비상시에만 개입하고 평소에는 자율운항으로 움직인다. 자동차와 버스 등 육상 교통으로 몇시간 걸릴 거리를 수십 분 사이에 도착한다. 이르면 2024년 하반기부터 서울 등의 도심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한국형도심항공교통 실증사업 1단계에 참여하는 46곳개 기업과 협약식을 맺었다. ‘케이-유에이엠(K-UAM) 그랜드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오는 8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전남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서 1단계 실증을 거치고, 1단계 실증을 통과한 컨소시엄이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수도권 도시에서 2단계 실증을 진행한다. 2025년 내 도심항공교통 상용화하기 위해 준비 단계를 밟는 것이다.
도심항공교통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한항공·현대자동차·케이티(KT)·에스케이텔레콤(SKT)·한화시스템·카카오모빌리티·롯데렌탈·제주항공 등 관련 기업들이 합종연횡하는 형태로 총 7개의 컨소시엄이 꾸려졌다. 모두 상용화 단계에 적용할 시나리오에 따라 운항·교통관리·버티포트(이착륙장) 간의 통합운용 안정성을 실증한다. 도심 진입 범위를 결정하는 소음 수준 등도 측정한다.
실증에는 총 6대의 도심항공모빌리티 기체가 투입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미국·영국·독일·캐나다의 우수 기업들이 개발한 기체가 경합한다. 이들 기체의 항속거리는 최소 50㎞에서 최대 463㎞, 속도는 최소 200㎞/h에서 최대 322㎞/h에 이른다.
고흥에서 진행되는 1단계 실증을 통과해야 수도권에서 진행되는 2단계 실증에 참여할 수 있다. 수도권 실증은 안전을 고려해 내년 7월부터 하천, 공항 인근, 도심 등 단계를 밟아 추진하고, 승객은 탑승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무인으로 운영하는 1단계와 달리 2단계에서는 조종사도 태운다. 구체적인 도심 이착륙장 장소와 운항 노선은 3월에 공개된다.
이러한 경쟁 방식의 실증사업은 미국·영국·프랑스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컨소시엄·기업별로 구체적인 실증 시기와 실증에 사용되는 기체 등을 확정하는 등 실증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의미”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도심 실증을 하는 미국‧프랑스‧영국 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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