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화장품·식품·전화인터넷서 위력
체험기 사이트도 늘어…‘알바 글’ 주의해야
체험기 사이트도 늘어…‘알바 글’ 주의해야
‘어제 산 클루 귀걸이 너무 이쁘죠??’, ‘이 목걸이 갖고 싶다^^’ 지난해 말 우연히 들어간 블로그에서 액세서리 브랜드 클루의 제품을 본 김아무개(26)씨. 호기심이 발동한 김씨는 자연스레 클루 홈페이지로 들어갔다. 이어 며칠 뒤 길거리에서 우연히 클루 매장을 발견한 김씨는 친구와 함께 귀걸이를 샀다. ‘클루 괜찮더라’는 소문은 다른 친구들에게도 퍼져나갔다. 이렇게 입소문을 타면서 ㈜이랜드월드의 클루 브랜드는 출시 몇달 만에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엘지생활건강의 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 ‘이자녹스 링클 디클라인 더블 이펙트’도 이와 비슷하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제품 출시에 맞춰 200명의 체험단을 모았다. 이들은 피부미용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용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는 출시 4달 만에 10만여개가 팔리는 효과로 연결됐다.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콜레오마케팅그룹의 이주형 실장은 “2003년 회사 설립 때보다 이용 기업이 10배 이상 늘었다”며 “업종이나 규모에 상관없이 많은 기업들이 입소문 마케팅에 대한 문의를 해온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광고가 소비자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조사’를 보면, 핸드폰·일반생필품·가전제품·금융상품·화장품·식품·전화인터넷 등 7개 상품 가운데 금융상품·화장품·식품·전화인터넷 등 4개 상품 정보를 얻을 때 소비자들이 입소문에 가장 의존한다고 답했다. 마케팅 실무자 커뮤니티인 마케팅공화국(www.m-republic.org)의 정재윤 대표는 “광고 비용은 점점 올라가지만, 시장에 워낙 많은 상품이 나와 광고효과는 예전보다 떨어지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기업들이 비용 대비 효과가 큰 ‘입소문’ 마케팅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사용자들의 체험기를 기업들의 일방적 광고에 비해 더 신뢰성 있는 정보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입소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업체들이 제공한 상품의 사용 경험담을 올리는 사이트도 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기업이 제공한 신제품을 회원들에게 체험하도록 하고 경험담을 올리는 커뮤니티 사이트 유즈퍼스트(www.usefirst.co.kr)가 문을 열었다. 현재 ‘써보니 알겠어요’라는 제품 후기란을 운영하고 있는 여성포털 마이클럽(www.miclub.com)도 오는 5월 신제품을 사용해 본 고객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소문을 내고 이메일로 이들의 반응을 점검하는 소비자 채널을 따로 만들 계획이다. 입소문 마케팅이 항상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제품이 좋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며, 자발적으로 브랜드 마니아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체험단으로 채워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알바(아르바이트생의 줄임말)’를 고용해 홍보성 체험기를 올리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마이클럽의 허정임 대리는 “썰렁했던 한 상품의 전문품평단 난에 한 이용자가 ‘써보고 싶다’는 글을 올리자 비슷한 글로 도배가 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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