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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감산 없다’던 삼성전자 14년만 최악 실적에 백기…시장은 반겼다

등록 2023-04-07 18:56수정 2023-04-08 01:25

삼성전자 영업익 6천억…96%↓
결국 감산 공식화…주가는 급등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삼성전자가 ‘반도체 한파’ 속에 14년 만에 최악의 분기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가격 하락에도 고수해온 무감산 기조에서 물러나 “의미 있는 생산량 하향조정” 계획을 내놨다. 시장은 실적 충격보다 감산 공식화에 더 반응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가 7일 발표한 ‘1분기(1~3월) 영업실적(잠정·연결기준)’을 보면,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3조원, 6천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에 견줘 매출은 19.0%, 영업이익은 95.8% 줄어든 것이다. 증권사들이 최근에 내놓은 전망치(매출 64조2953억원, 영업이익 7201억원)보다 적은 수준이다. ‘어닝(실적) 쇼크’란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돈 건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증권가에서는 주력인 반도체 사업부문(DS)에서 3조~4조원가량의 적자를 낸 것으로 본다.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2천억원대에 그쳤고, 그중 메모리 반도체는 적자로 전환한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시작된 반도체 침체가 올 1분기에 본격화했다는 의미다. 사업부문별 실적 발표는 이달 말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어 “(반도체 등)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하며 전사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감소)했다”며 “메모리는 거시경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다수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지속됐고, 시스템반도체와 디스플레이(SDC)도 경기 부진과 비수기 영향 등으로 실적이 악화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업부문(MX)의 실적이 개선된 덕택에 적자는 면한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와 동시에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메모리 가격 급락에도 무감산 기조를 고수했던 삼성전자가 감산 계획(생산량 하향조정)을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구체적인 감산 제품과 규모, 시기 등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디(D)램 메모리 시장 2·3위 업체인 에스케이(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적극적인 감산에 들어갔다. 반면 삼성전자는 설비 재배치와 미세공정 전환 등을 통해 20% 수준의 ‘자연적 감산’만 해왔다. 그러다 주력인 반도체 부문에서만 3조원 이상의 분기 적자를 내자 결국 ‘버티기’ 전략에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현우 엔에이치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현재 보유한 디램 재고 수준은 경쟁사와 비교해도 높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감산 수준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반도체 사업부문 재고자산은 29조576억원으로 1년 전보다 76.6% 급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분기 메모리 반도체 재고를 15조원대로 가정할 경우, 1분기 재고자산 평가손실만 2조원 중반을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매출 원가에 반영돼 손익에 영향을 미친다.

시장은 감산 소식을 반겼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4.3% 오른 6만5천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도 6.3% 뛰어올랐다. 삼성전자가 감산 의지를 드러내면서 메모리 반도체값 하락에 제동이 걸리거나 반등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두드러지게 늘기 힘든 국면이어서 메모리 업황은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삼성전자 제공

한편 엘지(LG)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1조5천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사의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삼성전자를 앞지른 건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이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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