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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삼성·SK, 중국 공장 반도체 장비 반입 허용 1년 더 ‘청신호’

등록 2023-05-04 18:41수정 2023-05-05 02:46

외신 “미 정부 ‘반도체 장비 규제 유예’ 연장할 듯”
“규제 존재하는 한 불안정함 해소되는 건 아냐”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으로 첨단 반도체 장비를 수출·반입할 수 있는 기간을 1년 더 연장해 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단 내년 10월까지는 차질 없이 중국 공장에서 반도체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중국 사업 중단 위기에 몰렸던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로선 한숨 돌린 셈이지만, 여전히 한시적인 수출 허용 조처일 가능성이 커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 최소 1년 더 중국 공장에 장비를 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국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이들 기업의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계속 들이도록 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면서도 “미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에 무기한 ‘최종 사용 인증’을 제공해 반복적 승인을 구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것도 한가지 옵션”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 정부 주도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18나노미터(1나노=10억분의 1m) 이하 디(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을 생산하는 장비·기술을 중국에 들일 경우 미 상무부의 별도 허가를 받도록 하면서,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에는 오는 10월까지 1년간 이 조처를 유예한 바 있다. 만약 미국 정부가 1년간 추가 유예 조처를 하면 내년 10월까지 중국에 추가로 반도체 장비를 들일 수 있어 우리 기업들의 생산 공정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40%가량을,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에서 전체 디램 생산량의 48%가량을 제조하고 있다.

해당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미 양국 간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고 (기업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조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담당자도 “공식 확정된 건 아니지만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미국과 협의를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던 지난달 27일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오는 10월이 가기 전에 우리 기업들의 공급망에서의 역할이라던지 기업들에 대한 장비 공급 차질이 없도록 협의해나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는 미국 유예 조처가 연장될 경우 “당분간 중국 생산 공정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반응이다. 익명을 요청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년 반 이상의 시간 동안 중국 공장의 범용 반도체 공정 전환 작업이 가능해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미·중 갈등 같은 지정학적인 리스크를 고려해 향후 생산 공정을 조정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시적인 유예 조처일뿐 여전히 우리 기업들의 중국 공장 운영에 리스크가 따른다는 반응도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장비 반입에 대한 미국의 규제가 존재하는 한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우리 기업들의 경영상 불안정함이 해소되는 건 아니다”며 “생산 기지로서의 중국 공장의 중요성이 큰 만큼 반도체 장비 교체와 생산 공정 전환 등의 문제가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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