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3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제공.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미·중 경쟁과 글로벌 경기침체 등 여러 변수에 맞춰 다양한 시나리오를 짜고 유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스케이그룹은 16일 최태원 회장이 전날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3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강조했다고 밝혔다. 확대경영회의는 매해 6월 최태원 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모여 그룹 경영 현황을 논의하는 자리다. 에스케이그룹은 반도체 회사인 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3조4023억원 적자 등 2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빨간 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이차전지 계열사인 에스케이온은 외부 투자자의 지분투자와 차입 등으로 8조1700억원을 끌어모아 생산시설 확충 등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회의에서 “우리는 과거 경영 방법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글로벌 전환기에 살고 있다”며 “미·중 경쟁과 이코노믹 다운턴(경기침체), 블랙스완(검은 백조·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부를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위기 변수들은 물론 기회 요인에 대응하기 위한 시나리오 플래닝(Scenario Planning) 경영을 고도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축구 선수들이 여러 상황에 따른 세트 플레이를 반복 연습해야 실전에서 골을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한다. “기업을 둘러싼 국내외 경영환경은 어느 날 갑자기 변하는게 아니라 크고 작은 사인포스트(징후)가 나타나면서 서서히 변하기 때문에 즉각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에스케이 구성원들이 충분히 훈련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최 회장은 “그동안 추진해온 파이낸셜 스토리에 향후 발생 가능한 여러 시나리오에 맞춰 조직과 자산, 설비투자, 운영비용 등을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경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스케이 파이낸셜 스토리란 재무 성과뿐 아니라,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목표나 실행계획을 담은 스토리를 기반으로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끌어내 성장을 가속화하자는 에스케이그룹의 경영 전략이다. 2020년 6월 개최된 확대경영회의에서 최 회장이 언급하면서 이듬해 실행되기 시작했다.
테니스를 치다 다리를 다친 최 회장은 목발을 짚고 회의에 참석했다. 최재원 그룹 수석부회장, 최창원 에스케이디스커버리 부회장, 에스케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조대식 의장과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 등 30여명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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