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향후 소니와 모바일 앱 프로세서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소니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소니 누리집 갈무리
스마트폰 칩 공급업체 퀄컴테크날러지(퀄컴)는 일본 소니가 앞으로 출시하는 차세대 스마트폰에 스냅드래곤을 탑재하는 등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스마트폰 사업의 부활을 꿈꾸는 소니와 게임·인공지능(AI) 관련 사업 확장을 노리는 퀄컴의 이해가 맞물린 ‘기술동맹’이다.
퀄컴은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수년간 스냅드래곤 모바일 플랫폼을 소니 차세대 프리미엄·고급·중간급 스마트폰에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공개된 소니 고사양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1 브이(V)’에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 플랫폼을 탑재한 것을 계기로 협력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약속이다.
소니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악화에도 불구하고 모바일(스마트폰) 사업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경쟁사 엘지(LG)전자가 2021년 여름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한 것을 계기로 소니의 사업 철수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2020년 277억엔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부활 가능성을 보여줬다. 탄탄한 일본 내수 시장과 유럽 일부 지역에서 고사양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전략으로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2018년 10월 이후 한국에서 모바일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소니의 모바일 사업 부활을 위해 모바일 앱 프로세서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지킨 퀄컴의 지원사격이 중요한 상황이다.
하마구치 츠토무 소니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 사업부장은 “퀄컴과 협력의 결과물인 스냅드래곤 기반 차세대 스마트폰을 통해 강력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은 모바일을 넘어 게임과 인공지능 분야로 사업 확장을 모색 중이다. 모바일 이후 시대에 대비해 인공지능 서비스에 최적화한 애플리케이션 칩을 개발하고, 다양한 인공지능 앱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드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퀄컴은 게임 구동에 필요한 전용 프로세서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를 보유한 소니와의 협력이 절실하다.
권오형 퀄컴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소니와 협업은 전 세계 소비자에게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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