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디(D)램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개발을 담당하는 책임자를 전격 교체했다. 올해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핀셋 인사’로 풀이된다. 가전과 모바일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는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한 ‘선행개발팀’을 신설한다.
3일 삼성전자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파운드리와 메모리 사업부의 주요 인력을 교체하는 인사가 단행됐다. 우선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정기태 기술개발실장(부사장)이 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선임된 게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분산하기 위해 파운드리 강화 전략에 집중해 파운드리 분야 1등 기업인 대만 티에스엠시(TSMC)를 추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메모리반도체 중 디램 개발을 담당하는 디램개발실장의 교체도 이뤄졌다. 삼성전자가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디램 개발 총책임자 자리에 황상준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이 선임됐다.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주목받는 고대역대메모리(HBM) 기술 개발 등에 집중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반도체 부문(DS)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기인사 시즌이 아닌 7~8월께 부사장급 임원 교체를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반도체 부문(DS)에서만 4조5800억원 영업손실을 냈고, 2분기에도 3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2.4%로 전분기 15.8% 보다 3.4%포인트 감소했다.
한종희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 부문에선 네트워크사업부 안에 ‘선행개발팀’이 신설됐다. 주요 선행기술이 필요한 사업을 선점하기 위한 조직으로 6지(G·세대)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들을 연구하기 위한 조직 개편이란 해석이 나온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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