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전자가 협력사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이에스지) 경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1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고 11일 밝혔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강화하는 제조 공급망의 이에스지 규제에 대비하는 조처다.
신규 펀드는 시중 은행과 예탁·출연금으로 조성한다. 엘지전자 협력사들은 이 펀드를 이용해 이에스지 경영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감면금리(거래 조건 인하 금리)로 조달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협력사들은 이에스지 펀드로 탄소 감축 및 저탄소 관련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재생 에너지 전환이나 에너지 저감에 필요한 설비에 투자할 수 있다. 엘지전자는 “펀드 조성으로 협력사들이 최근 유럽연합 등을 중심으로 강화하는 이에스지 관련 법안 등에 선제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에선 기업 공급망에서 환경·인권·윤리를 저해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점검토록 하는 ‘공급망 실사법’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해당 법은 기업이 사내 실사 규정을 마련해 본사와 자회사, 하청업체서 발생하는 이에스지 문제를 파악해 적절히 조처하게 하는 의무를 담았다. 법을 위반하면 800만 유로 또는 연매출의 최대 2%를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대기업은 내년부터, 중견기업은 2026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엘지전자는 이전부터 협력사 제조 경쟁력 강화에 이에스지 경영 확대를 위한 지원사업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2010년부터 2천억원 규모 상생협력펀드를 운용하며 저금리 대출을 해주고, 2019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와 자금을 조성해 협력사 200여곳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한 게 대표적이다.
한편 삼성전자도 지난 3월 중소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및 이에스지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수도권보다 환경이 열악한 지역 중소기업 비중을 대폭 확대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