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용 고성능 디(D)램 반도체 신제품인 ‘에이치비엠(HBM)3E’ 개발에 성공하고,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에이치비엠은 여러 개의 디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디램보다 데이터 처리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다. 고대역폭 반도체는 한번에 실어나를 수 있는 데이터량이 크고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 기존 디램 반도체의 데이터 이동 병목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제품으로 꼽힌다. 인공지능·자율주행 등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고대역폭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에이치비엠3E는 초당 최대 1.15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에이치비엠3를 독점적으로 양산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성능이 구현된 확장 버전인 에이치비엠3E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며 “업계 최대 에이치비엠 공급 경험과 양산 성숙도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부터 에이치비엠3E 양산에 들어가 인공지능용 메모리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에이치비엠 반도체를 인공지능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독점공급하고 있다. 이날 이안 벅 엔비디아 하이퍼스케일 담당 부사장은 “앞으로도 차세대 인공지능 컴퓨팅을 선보이고자 에이치비엠3E 분야에서 양사 간 협업이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전했다.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에이치비엠3E(5세대) 보다 한 세대 뒤진 4세대 제품을 올해 4분기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에이치비엠 시장은 앞으로 연평균 25.4% 성장해 2023년 20억 달러에서 2028년 63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류성수 에스케이하이닉스 부사장(디램상품기획담당)은 “앞으로 고부가 제품인 에이치비엠 공급 비중이 계속 높아져 경영실적 반등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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