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 옛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안벽에서 대형 엘엔지선이 건조되고 있는 모습. 대우조선해양 제공
대기업집단 중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쿠팡·애경·중앙 그룹의 재무 부실 위험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개혁연구소가 23일 발표한 ‘대규모 기업집단 결합재무비율 분석’ 보고서를 보면, 최근 2년(2021~2022년)간 부채비율이 200%를 넘고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부실징후 기업집단’은 대우조선해양·쿠팡·애경·중앙 등 4곳이다. 같은 기준으로 2021년 부실징후 기업집단으로 분류된 금호아시아나·한국지엠은 2022년에는 빠지고 부영이 포함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5월 한화그룹이 인수했다.
분석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지정하는 대규모 기업집단 기준이며, 기업집단 내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제거한 결합재무비율로 계산한 것이다.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백분율인 부채비율은 기업의 재무 안정성 지표로 통상 20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으로 버는 돈보다 이자 지출이 더 많다는 얘기다.
최근 2년간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곳은 금호아시아나·대방건설·대우조선해양·부영·신영·중앙·한국지엠·한국항공우주산업·쿠팡 등 9곳이다. 부채비율이 높은 순서는 2021년은 쿠팡(자본잠식)·금호아시아나·신영 순이며, 2022년은 금호아시아나·쿠팡·대우조선해양 순이다.
주력 계열사가 항공업을 영위하는 금호아시아나와 애경은 분석 기간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항공업 침체로 부채비율이 상승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다만 한진그룹은 2020년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으로 부채비율이 개선됐다.
호황을 누린 해운업이 주력인 에이치엠엠(HMM), 장금상선, 에스엠(SM) 그룹은 재무비율이 대폭 개선됐다. 대우조선해양은 2017년 산업은행의 자금지원으로 부채비율이 일부 개선됐다가 2021년 이후 다시 나빠지고 있다.
전체 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은 2021년 112.21%, 2022년 105.47%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은 2021년 11.59배, 2022년 8.33배로 하락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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