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레드먼드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만난 애드리안 앤더슨 마이크로소프트 재생에너지 전력구매 총괄. 한화솔루션 제공.
“한국의 대기업 7~8곳이 우리에게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탄소 저감을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그 기업에는 흥미가 떨어질 것 같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레드먼드시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에서 만난 애드리안 앤더슨 엠에스 재생에너지 전력구매 총괄은 ‘탄소 절감에 관한 한국 기업과의 협력 현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멜라니 니카가와 최고지속가능성 책임자(CSO)와 애드리안 앤더스 총괄은 엠에스 본사 건물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멜라니 니카가와는 전 대통령 특별 보좌관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기후·에너지 선임이사, 전 국무부 차관보(에너지전환 담당)을 역임한 인물이다.
엠에스는 미국의 어떤 회사보다 전력을 많이 구매하는 테크기업 중 하나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탄소배출의 새로운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화력발전에 기반한 전력 사용량이 과다해서다. 데이터센터가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은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0.8%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엠에스는 전력구매계약(PPA) 체결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해왔는데, 2019년까지 연간 2~3건 정도였던 구매계약 체결 건수를 이후 50여건으로 늘렸다고 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비즈니스와 데이터센터 사업도 많이 하고 있기 떄문에 전기 소요가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연간 2~3건 정도의 전력구매계약으로는 부족하다는 내부적 판단이 있었다. (애드리안 앤더슨)” 현재 엠에스가 재생에너지를 통해 조달하는 전력은 연간 4~6GW(기가와트) 정도다.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레드먼드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만난 멜라니 니카가와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CSO). 한화솔루션 제공.
특히 엠에스가 주목하는 부분은 공급망에서의 탄소 배출량 관리다. 직·간접 탄소 배출 영역인 스코프(Scope) 1·2와 달리, 스코프 3은 협력업체, 물류, 제품 사용과 폐기 등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까지 포괄한다. 이 회사가 배출하는 탄소의 96%가 이 스코프 3에서 발생한다.
엠에스가 아시아 국가와 협력사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까닭이다. 멜라니 니카가와 시에스오의 말이다. “무탄소 에너지원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잘 송전될 수 있도록 그리드망(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연결된 전력망)을 개선하는 게 중요한데, 아시아 시장과 같이 전력시장이 폐쇄된 경우 다양한 정책 결정자들과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공급망 전체에서 탄소 절감하는 스코프3가 중요한데,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때 사용하는 건축자재라든지 아시아 지역에서 탄소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회사의 전력 100% 모두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전기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2030년 지금까지 배출한 탄소는 물론 대기 중의 더 많은 탄소를 제거하겠다는 ‘탄소 네거티브’ 목표도 세웠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을 100% 공급하는 아르이100(RE100)을 이미 달성한 이 회사는 탄소 배출이 없는 무탄소 에너지를 통해 전력을 100% 공급한다는 시에프100(CF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멜라니 니카가와 시에스오는 “매년 지속가능 보고서를 발간할 때마다 어떤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한지 발견하게 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레드먼드/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