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화물기로 개조한 여객기에 화물을 옮겨 싣는 모습. 공항사진기자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합병)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이 30일 결정된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 분리 매각에 찬성하면 합병에 속도가 붙겠지만 반대하면 합병은 사실상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이사회 결정은 두 항공사 합병 여부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30일 이사회를 열어, 현재 진행 중인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앞서 유럽연합 집행위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하게 되면, 유럽과 한국을 오가는 주요 여객·화물 노선의 독점 가능성을 들어 시정조처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과 아시아나항공과 중복되는 유럽 4개 노선(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로마·파리)에 대한 슬롯(공항 이착륙 허용 횟수)을 반납하는 계획 등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준비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전체 이사 6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찬성 의견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화물사업을 팔아서라도 합병 절차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것이 찬성론의 핵심이다. 반면, 화물 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라는 합병 취지에 어긋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한편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 매각에 동의하더라도, 이를 인수할 항공사를 찾는 것은 또다른 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화물사업 호황이 지속될지 미지수인데다, 인수하는 쪽에서 일정 수준의 부채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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