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올해 3분기 실적을 보고한 304곳의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70% 이상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대기업의 실적이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시이오(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04곳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들 기업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9조7201억원으로 전 분기(23조3449억원) 대비 70.1% 증가했다. 전년 동기(37조9166억원)와 비교하면 4.8% 증가한 것으로 최근 5개 분기 중 최대치다. 전체 매출액(683조2041억원)은 전 분기보다 2.5% 늘었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52조3842억원) 이후 급감해 4분기(11조2477억원) 저점을 찍은 뒤 올해 1·2분기에 20조원대로 회복세를 보이다 3분기에 크게 증가한 것이다.
업종별로는 보면, 적자 폭이 컸던 공기업과 전기전자 업종이 3분기에 흑자전환을 했고 석유화학 업종의 영업이익은 4배 이상 늘었다.
한국전력 등 공기업의 영업이익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공기업들은 2분기에 3조4728억원 영업적자를 냈지만 3분기에 4조838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전기료 인상과 여름철 전력 판매량 증가 영향으로 전력 업체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로 영업이익이 2분기 1조1491억원에서 3분기에 6조13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한파로 적자 폭이 컸던 정보기술·전기전자 업종은 3분기에 3조254억원 영업이익(2분기 7004억원 적자)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1조7650억원 늘고,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적자 폭이 1조901억원 줄어든 영향이 컸다.
자동차·부품과 조선·기계·설비 등은 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자동차·부품 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8조7688억원)은 전 분기보다 10.0% 줄었는데, 2분기 실적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9.8%, 15.8% 감소했지만, 지난해 3분기와 견주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시이오스코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히 내리막길을 걷던 국내 주요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올 상반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다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상승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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