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 총수 일가의 자녀들은 입사 5년 만에 임원을 단 뒤 다시 8년이 지나 사장 자리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나이로 환산하면 34살에 임원이 되고, 42살에 사장이 되는 것이다.
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자산 순위 100대 그룹에 재직 중인 총수 일가 827명 중 사장단에 포함된 199명의 이력을 살펴본 결과, 이들의 평균 입사 나이는 28.9살이다. 총수 자녀들은 입사한 지 5.4년 뒤인 34.3살에 임원으로 승진하고, 이어 7.8년 뒤인 42.1살에 사장이 됐다.
입사와 동시에 임원을 단 40명의 총수 일가도 있다. 이 중 21명은 입사 전 경력이 있었지만, 19명은 경력 없이 첫 사회생활을 임원부터 시작했다.
총수 일가의 임원 승진 나이는 세대가 거듭될수록 어려지는 경향을 보였다. 창업주 2세가 입사 뒤 4.7년 뒤에 34.7살에 임원에 올랐고, 후대인 3세와 4세는 평균 4.1년 걸려 32.8살에 임원 승진했다. 임원에서 사장이 되기까지 2세들이 평균 7.8년, 3·4세들은 평균 8.4년이 걸렸다. 사장으로 승진한 나이를 보면 2세는 42.6살, 3·4세대들은 41.2살이다.
반면, 일반인들이 국내 기업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평균 나이는 49.6살(한국시엑스오연구소 조사)이다. 오너 일가의 평균 임원 승진 나이보다 15.3살 많다.
100대 그룹 중 최연소 사장은 올해 초 사장에 임명된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38)이다. 최연소 부회장은 이달 초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39)이다. 이 밖에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40), 정기선 에이치디(HD)현대 부회장(41), 홍정국 비지에프(BGF) 부회장(41),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42)도 총수 일가 출신 1980년대생 부회장이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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