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에스케이(SK)하이닉스 부회장(왼쪽), 곽노정 에스케이하이닉스 사장. SK하이닉스 제공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으로 뜨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박정호 공동대표(부회장) 퇴임으로 곽노정 사장이 단독 대표를 맡게 되면서 엔지니어 조직 중심의 조직개편이 단행됐다는 평가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7일 이사회 보고를 거쳐 이같은 2024년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를 통해 에스케이텔레콤과 하이닉스 경영 전반을 이끌던 박정호 부회장이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나고, 반도체 기술·공정 전문가인 곽노정 사장이 단독 대표 직에 올랐다. 박 부회장은 에스케이와 하이닉스의 부회장직에 머무르며 계열사 전반의 사업을 후방 지원할 계획이다.
곽 단독 대표 체제에서 에스케이하이닉스는 빠르게 변하는 기술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 인프라’(AI Infra)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인공지능 인프라 조직 산하엔 고대역폭메모리 관련 역량 및 기능을 결집한 ‘에이치비엠 비즈니스’(HBM Business)와 차세대 반도체 등 신규 시장 발굴을 위한 ‘에이아이앤넥스트’(AI&Next) 조직을 만든다.
인공지능 인프라 조직을 이끌 수장으로는 글로벌 판매·마케팅 책임자였던 김주선 사장이 선임됐다. 고객 요구에 맞춰 제품을 개발·생산해야 하는 고대역폭메모리 특성상 기술 전문가보단 마케팅 전문가가 조직을 이끄는 게 유리하다고 하이닉스 쪽은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이런 점을 앞세워 미국 업체 엔비디아에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독점 공급한 데 이어 5세대(HBM3E) 제품의 최종 공급 계약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 하이닉스는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 매출을 앞세워 지난 3분기(7∼9월) 디(D)램 사업 실적에서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곽노정 에스케이하이닉스 대표는 “이번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통해 고객별로 차별화된 스페셜티 메모리 역량을 강화하려 한다.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가는 인공지능 인프라 핵심 기업으로 진화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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