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하남’ 개장일인 9일 오전, 매장을 구경하려는 인파가 오픈 전부터 줄 서 있다. 애플코리아 제공
애플의 비서울권 첫 매장 ‘애플 하남’ 개장 첫날인 지난 9일 오전,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 1층에는 개장 몇시간 전부터 매장을 구경하러 온 인파로 긴 줄이 이어졌다. 개장 1시간 전에는 1층 로비 전체가 인파로 가득 찼다.
애플의 사과 로고가 그려진 한정판 텀블러를 받기 위해 새벽 2시부터 줄을 섰다는 사람도 있었다. 하남시청 인근에 산다는 30대 신혼부부 임아무개씨는 “오전 8시에 줄을 서 겨우 텀블러를 받았다. 부부 모두 아이폰을 쓰는데, 우리 동네에 애플 매장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반가워 첫 날 매장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넘어서 줄을 선 사람들은 텀블러가 모두 소진돼 기념품을 받지 못했다.
애플 하남은 국내 6번째이자, 첫번째 비서울권 매장이다. 그동안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을 시작으로 여의도 아이에프시(IFC), 명동, 강남 등 서울 주요 상권에 매장을 내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비서울권에 매장을 냈다. 하남이 경기 용인·광주·수원과 넓게는 강원 춘천까지 커버할 수 있는 상권이라는 점을 노렸다.
9일 ‘애플 하남’ 직원들이 매장에 입장하는 고객들과 인사하고 있다. 애플코리아 제공
애플 매장은 단순한 제품 판매를 위한 소매점이 아닌, 애플의 가장 최신 제품·기능·서비스 등의 체험을 공유하기 위한 컨셉트로 운영된다. 점원들도 상품 판매보다는 고객 특성에 맞는 제품 기능을 소개하는 역할에 충실한다. 애플 하남에도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고 기술을 설명할 수 있는 80여명의 전문인력이 근무한다.
올 3월 강남점에 이어 9개월 만에 하남점을 오픈했고, 내년에는 서울 홍대에 신규 매장 오픈을 준비하는 등 애플이 매장을 늘려가면서 경쟁사 삼성전자와의 스마트폰 점유율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7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8~29살 응답자의 아이폰 사용률은 65%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률은 12%포인트 하락한 32%에 그쳤다. 애플 전자기기는 자체 운영체제(OS) 폐쇄성이 높아, 아이폰 사용자가 애플워치(스마트워치), 맥북(노트북), 태블릿(아이패드)을 함께 사용하는 락인 효과(Lock-in)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애플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새 제품군 폴더블폰(갤럭시Z플립·폴드) 제품을 적극 홍보하며 젊은층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6월 말엔 체험형 매장 ‘삼성 강남’을 개장해 다양한 신제품과 새 기능·서비스 등을 소개하고 있다. 다음 달엔 애플 본사 인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에스(S)24 시리즈를 공개하는 행사를 연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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