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빅팟'
제 10회 한겨레 광고대상
[우수크리에이티브상] 웰콤퍼블리시월드와이드
이상진 국장
“‘금융 광고는 어렵다’, ‘예술 작품은 멀리 있다’는 등의 기존 인식을 바꿔서 새로운 금융 상품의 혜택을 미술 작품을 활용해 쉽게 표현했습니다.”
하나은행의 ‘빅팟’ 광고를 기획한 웰콤의 이상진 국장은 광고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광고는 구구절절하게 상품을 설명하는 대신 거대한 빨간색 화분의 이미지를 통해 제품의 혜택인 ‘크다’는 메시지를 쉽고 간략하게 전달했다. 이 국장은 “하나은행 빅팟은 주거래은행 통장과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장점을 하나의 통장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개념의 상품이었다”며 “소비자가 광고에서 원하는 것은 이 상품으로 내가 얻게 되는 혜택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인데 새로운 개념이나 용어를 설명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광고에 등장하는 거대한 화분은 보통 화분이 아니다. 현대미술의 거장인 장 피에르 레노의 작품 <르팟>(Le Pot)이다. 이 국장은 “새 금융 상품이 고객의 수익을 잘 키운다는 의미에서 ‘화분’을 떠올렸다”며 “거기에 ‘아트 금융’을 표방하는 하나은행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도록 여러 작품들을 검토하다 레노의 작품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예술가인 레노의 작품을 광고에 무단으로 사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 국장은 “작가에게 작품 사용 허락을 받기 위해 하나은행이 평소 하고 있는 문화·예술 지원활동을 상세히 설명했다”며 “상당한 액수의 저작권료를 지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예술 작품을 광고에 활용하는 기법은 광고계의 새로운 흐름이기도 하다. 이 국장은 “이 광고는 현대 조형미술 작품을 최초로 광고에 접목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드라마 형식의 광고가 너무 많아 현대 미술 등 특이하다 싶은 소재를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도 하나은행과 함께 예술 작품과 관련된 광고를 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이상진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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