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시장 점유율
두산주류 우선협상자대상자로 확정
오비맥주 인수땐 종합 주류 회사로
국내최대 하이트-진로그룹 ‘초긴장’
오비맥주 인수땐 종합 주류 회사로
국내최대 하이트-진로그룹 ‘초긴장’
롯데그룹의 두산 주류사업 인수가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국내 주류시장에 몰아닥칠 지각 변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은 22일 두산 주류비지(BG) 매각 입찰에서 참여업체 5개사 가운데 롯데칠성음료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산과 롯데는 계약조건 등에 대해 협상을 벌여 올해 안이나 내년 초 본계약을 맺고, 3~4주 동안 실사를 거쳐 내년 2월 말께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매각금액과 관련해 인수작업에 참여한 한 롯데 관계자는 “4천억원 조금 더 써냈다”고 말해, 4천억원을 약간 넘는 선에서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두산 주류비지는 진로의 소주 ‘참이슬’과 경쟁하는 ‘처음처럼’을 비롯해 ‘산’, ‘그린’ 등 소주 브랜드와 약주 ‘국향’, ‘군주’, 와인 ‘마주앙’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소주시장에서는 ‘처음처럼’의 인기에 힘입어 11% 안팎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해, 진로에 이어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419억원, 영업이익은 214억원을 기록했다.
게다가 롯데칠성음료는 이미 위스키 ‘스카치블루’를 비롯해 와인, 전통주 ‘천인지오’ 등 다양한 주종의 유통사업을 하고 있다. 스카치블루는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8%를 차지하며 3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또 롯데칠성이 지분의 85%를 가진 롯데아사히주류의 아사히맥주도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밀러, 하이네켄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매각설이 나도는 오비맥주까지 인수하게 되면 롯데칠성은 그야말로 소주, 맥주, 양주, 전통주, 와인 등 모든 주종을 갖춘 종합 주류회사가 된다. 국내 최대 종합 주류회사인 하이트-진로그룹을 위협하기에 모자람이 없을 정도다. 소주의 경우, 당장 진로(전국 기준 10월 누계 점유율 51%)와 두산(점유율 10.9%)의 시장점유율 차이가 크지만, 롯데의 브랜드 파워와 유통 시스템을 활용하면 진로에 적지 않은 위협이 될 수 있다.
두산과 달리 경남, 부산을 기반으로 한 롯데의 유통망과 바잉파워 등이 작용할 경우 시장에 끼칠 영향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증권 정성훈 연구원은 “부산·경남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롯데의 파워로 인해 소주 시장 점유율이 17~18%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롯데의 음료·위스키 유통망을 소주와 전통주 유통에 활용할 수 있고 마케팅까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가 오비맥주를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주류업체들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롯데가 두산 주류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부인해오다 인수에 나선 만큼 오비맥주 인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오비맥주까지 인수할 경우 주류업계에 거대 공룡이 탄생하게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윤영미 이정연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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