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의 텔레비전 광고.
[소비자 가치 업그레이드] 금호아시아나
‘단골 없으면 못살아~ 며느리 없인 못살아~.’
올해 상반기 방송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텔레비전 광고 시엠(CM)송은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와 재밌는 가사로 인기를 끌었다. 등교하는 어린이들, 국밥집 할머니와 단골손님, 모자를 씌워주는 며느리와 시아버지(사진) 등 친근한 이웃들의 일상이 밝고 경쾌하게 그려졌다. 시엠송은 가수 패티김의 히트곡 ‘그대 없이는 못살아’를 보사노바풍으로 편곡했다.
경제침체로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좋은 날은 우리가 함께 만드는 것입니다’라며 희망찬 격려의 말을 던진 것이 공감을 얻게 된 이유다. 그룹 홍보팀에는 “아내와 힘든 일이 있었는데 이 광고를 보고 힘을 얻었다”며 휴대전화 컬러링으로 시엠송을 등록하고 싶다는 전화가 걸려왔을 정도다. <패밀리가 떴다>에서 김수로(김계모)의 구박을 받는 이천희(천데렐라)가 ‘김계모 없이는 못살아’라고 노래 부르는 모습도 시청자들을 웃음짓게 했다.
금호그룹 디자인광고팀 한창민 대리는 “다른 기업들이 ‘너도 어렵지만 나도 어렵다’며 감성적인 접근을 하는 데 비해, 우리는 ‘안 그래도 힘든 시기에 밝은 메시지를 주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금호그룹은 지난 2년여 동안 ‘아름다운 기업이 되기 위한 7대 실천과제’를 주제로 꾸준히 광고캠페인을 펼쳐왔다. ‘○○ 없인 못살아’라는 광고의 콘셉트도 7대 과제 중 하나인 ‘상생’이었다. 광고팀은 그룹 내 노사관계나 협력업체와의 ‘상생’뿐 아니라, 경기가 어려운 때 ‘모든 국민이 서로 돕자’는 뜻의 ‘생활 속 상생’이란 좀더 넓은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불황기 ‘아름다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표현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희망’ 전도사로 나서기는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초 유학의 꿈을 이뤄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아름다운 사람들’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누리집을 개편했다. 어려운 때일수록 희망, 환경, 사람을 생각하자는 취지다. 또 지갑이 가벼워지는 불황기엔 소비자들이 비용 대비 ‘가치’에 더 민감해지는 데 착안해, 항공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항공전문지 ATW가 뽑은 ‘올해의 항공사’ 상을 수상한 것도 널리 알리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함께 뛰면서 국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중이다. 금호타이어는 맨유 코리아투어 스폰서를 맡아 300억원이 넘는 홍보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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