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광고 제작에 출연시키고 사연도 실어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려는 기업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기업 마케팅 이벤트에 거리낌없이 참여하는, 이른바 ‘라이브-슈머’(Live-sumer)를 잡기 위해서다. 라이브-슈머는, 적극적이라는 뜻의‘라이브’(Live)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를 합한 말로 방송이나 광고 제작 등에 참여하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라이브-슈머의 부각에 맞춰, 기업들은 제품 디자인이나 요리법 등을 공모해 뽑힌 소비자에게 다양한 경품 등을 제공하던 방식을 벗어나 소비자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케이블 방송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리얼리티 경쟁 프로그램의 형식을 빌린 공모전이 쏟아지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코리아가 마련한 ‘대국민 쉐프 콘테스트’가 대표적 사례다. 아웃백은 지금까지 402명의 참가자 가운데 본선 진출자 8명을 뽑아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경쟁을 거쳤고, 이 과정을 촬영해 케이블 방송으로 내보내고 있다. 우승자는 아웃백의 내년 방송 광고 모델로도 활동하게 된다.
화장품 브랜드인 키엘 역시 ‘에코백 디자인 공모전’을 방송 프로그램으로 내보낼 계획이다. 최종 경쟁자 2팀을 가려 미국 뉴욕에서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을 찍어 프로그램으로 구성한다. 키엘 쪽은 내년 2월께 케이블 방송에 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선주 키엘 매니저 이사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출품작에 대한 일반인 투표 등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소비자를 모델로 등장시키는 것에서 더 진화해, 소비자 사연을 직접 담은 방송광고도 눈에 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난 뒤의 사연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화제가 된 소비자를 방송 광고 모델로 참여시켰다. 프로그램 내용도 그 소비자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냈다. 허웅 오리콤 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은 “최근 일반인 광고모델 등장이 잦은 이유는 경기침체기에는 나와 다르기보다는 동질화나 이입이 더 쉬운 대상이 친근감을 줄 수 있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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